"정해영-최지민이 준비한다" 휘청이는 대표팀 뒷문, 해답은 KIA 필승조였다 [APBC 현장]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1.1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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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민.
KIA 타이거즈 필승조 듀오 정해영(22), 최지민(20)이 한국 야구대표팀의 뒷문을 틀어막을 후보로 최종 낙점됐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14일 김포공항에서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 참가를 위한 출국을 앞두고 "일단은 정해영과 최지민이 마무리로 준비한다"고 밝혔다.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되는 APBC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2회차를 맞이한 국제대회다. 한국, 일본, 대만, 호주의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입단 3년 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들이 29세 이하(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의 와일드카드(최대 3명)와 함께 출전해 각 나라 프로리그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나이 제한으로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대표팀 뒷문은 류중일 감독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정우영(24·LG 트윈스)과 박영현(20·KT 위즈)이 한국시리즈 참가로 6일부터 13일까지 열린 대구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불펜이 휘청일 수 있었기 때문. 정우영과 박영현은 한국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및 대회 4연패를 이끈 필승조였다. 류 감독은 6일 첫 훈련을 앞두고 "고민이다. (아시안게임 멤버에서) 고우석이 빠졌고 (그다음 뒷문은) 박영현에게 맡길 생각이었는데 그 선수가 지금 한국시리즈를 하고 있으니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LG가 지난 13일 4승 1패로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류 감독과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그보다 하루 먼저 LG-KT 선수를 모두 제외하고 예비 엔트리의 투수 신민혁(NC 다이노스), 조병현(SSG 랜더스), 야수 나승엽(롯데 자이언츠), 문현빈(한화 이글스)을 대체 선발했다. 며칠 만에 다시 마음가짐과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투수 12명 중 전문 불펜 자원은 정해영, 최지민, 최준용(롯데 자이언츠), 김영규(NC), 조병현(SSG 랜더스) 등 5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 중 마무리로 풀타임 경험이 있는 것은 정해영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마무리로 뛰다 지난 1일 전역한 조병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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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 /사진=KIA 타이거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해답을 KIA 필승조 듀오에서 찾았다. KIA의 마무리로 활약 중인 정해영은 3년 연속 20세이브를 포함해 4시즌 통산 218경기 16승 19패 12홀드 90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선동열 전 감독과 임창용도 못 한 2년 연속 30세이브를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초로 성공했다. 어떻게든 팀의 리드를 잃지 않고 승리를 지켜낸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올해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48로 매 경기 주자를 내보내는 등 불안함을 노출했으나, 26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세이브는 고작 3번뿐이었다.

그 앞에서 정해영의 세이브 기회를 만들어 주던 것이 최지민이었다. 최지민은 강릉고 졸업 후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지명될 당시만 해도 최고 구속이 시속 140㎞ 초반에 머물러 고점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손승락 KIA 퓨처스 감독의 지도하에 최고 구속을 1년 만에 시속 151㎞까지 끌어 올렸고, 본래 장점인 제구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불펜 자원으로 성장했다.

한때는 정해영 대신 마무리로도 나서며 올해 58경기 6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4경기 1승 2홀드, 4이닝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대회 경험 면에서는 이번 대표팀에서 최지민을 따라올 불펜이 없다. 몸 상태가 최상인 점도 고무적이다. 최지민, 정해영을 비롯한 KIA 선수들은 정규 시즌 종료 후 조금의 휴식만 취한 뒤 곧장 대회를 준비했고 대표팀 포수들로부터 주 무기인 직구가 묵직하고 살아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류 감독이 박영현과 정우영을 과감하게 제외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15일 도쿄돔에서 한 차례 적응 훈련을 마친 뒤 16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17일 일본전, 18일 대만전, 19일 순위결정전 순으로 4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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