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구 트위터)를 통해 돌아다니는 오타니의 다저스 입단을 가정한 합성 사진. /사진=X 갈무리 |
오타니 쇼헤이. /사진=폭스 스포츠 갈무리 |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팬과 야구계 모든 관계자에게,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는 제가 뛸 다음 팀으로 LA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며 다저스 이적 소식을 직접 발표했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오타니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주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에게 안겨준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870억 원)가 이전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은 LA 에인절스와 마이크 트라웃이 2019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564억 원)의 연장계약이고, FA만 따지면 지난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6000만 달러(약 4696억 원)다.
오타니 쇼헤이에게 다저스 유니폼을 입힌 합성 사진. /사진=디 애슬레틱 SNS |
오타니는 "모든 다저스 팬들에게, 저는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또 항상 저 스스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 팀 팬들을 향해 인사를 전했다. 이어 "선수 생활이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저는 다저스뿐만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타니 쇼헤이가 개인 SNS를 통해 인사글을 남겼다. /사진=오타니 공식 SNS |
이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MLB 정규 시즌 경기이다. 그동안 195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96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982년 행크 애런과 어니 뱅크스 등이 내한해 한국 팬들에게 인사한 적은 있지만, 두 팀이 와서 정규경기를 펼치는 것은 처음이다. 메이저리그는 일본과 호주에서는 시즌 게임을 진행한 적이 있고, 중국에서도 시범경기가 열린 바 있다.
다저스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 폭스 스포츠가 예상한 다음 시즌 다저스의 라인업은 무키 베츠(2루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개빈 럭스(유격수)다. 이대로라면 1번부터 3번 타자까지 모두 MVP 출신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베츠는 2018년 아메리칸리그, 프리먼은 2020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를 수상한 경력이 있다. 슈퍼스타들의 내한은 한국 팬들에게는 볼거리가 된다.
미국 폭스 스포츠가 예상한 2024시즌 LA 다저스의 라인업. /사진=폭스 스포츠 공식 SNS |
올 시즌에는 152경기에서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140안타 38도루 OPS 0.749라는 성적을 올렸다.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 5.8을 기록, 내셔널리그 전체 8위에 올랐다. 7월에는 타율 0.337, 5홈런, OPS 0.999를 기록하며 스텝업에 성공했다. 당연히 대부분의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이런 활약 속에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실버슬러거 후보에도 올랐으며 한국인 역대 3번째로 MVP 투표에 이름을 올렸다(내셔널리그 14위).
샌디에이고가 SNS에 올린 MLB 서울 시리즈 홍보 이미지. 김하성이 가장 가운데에 위치했다.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 |
비록 '천재타자' 후안 소토(25)가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지만,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외에도 매니 마차도(31),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4), 다르빗슈 유(37) 등 유명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또한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25) 영입전에서 유력한 후보로 나서고 있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
여기에 최저 6만원, 최고 39만원(고척 스카이돔 기준)으로 책정된 티켓 가격 역시 팬들의 관람을 어렵게 만들었다. 티켓 예매 시작 후에도 저조한 흥행을 보였다. 당시 KBO 관계자는 "티켓 가격에 대해 굉장한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시리즈(KS)의 3배가량이던데, 이에 대해 현실적인 부분을 어필했다"고 밝혔다. 또한 "KBO는 빠르게(10월 19일 발표) 선수명단을 확정했는데 (MLB에서) 그렇지 못했던 부분을 얘기했다. 빨리빨리 준비해 발표해야 팬들도 관람을 고민할 텐데, 그런 부분을 다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허구연 KBO 총재(오른쪽)와 짐 스몰 MLB 수석부사장이 지난해 9월 부산광역시청에서 열린 2022 MLB 월드투어 : 코리아 시리즈' 기자회견에서 대회 일정과 양팀 선수단 구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오히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라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두 팀이 한국을 찾게 되면서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슈퍼스타 오타니의 내한까지 이뤄지면서 흥행에도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타니로서는 12년 만의 한국 공식 방문이 된다. 앞서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12년 9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대한민국과 5- 6위전에서 7이닝 2피안타 6사사구 1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건욱(현 SSG)을 앞세운 한국에 밀려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그는 2회 송준석(전 삼성)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고, 5회 1사 1, 3루에서는 1루 주자 안중열(현 NC)이 도루를 시도하는 순간 보크를 저질러 추가점을 허용했다.
2012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 |
까까머리 고등학생이던 오타니는 12년이 지나 야구계 최고의 스타가 돼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첫 정규시즌 경기를 나서게 되는 오타니는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까.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