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데려와 고작 87승' LAD 내년 예상성적, 왜 유리몸 영입 후 '95승' 수직 상승했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2.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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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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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글래스노우. /사진=FOX 스포츠 공식 SNS
지난 10일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29)를 영입했을 때 미국 야구 통계매체 팬그래프가 예측한 2024년 예상 성적은 고작 87승이었다. 106승-111승-100승으로 최근 3시즌 연속 100승을 넘겼던 LA 다저스의 성과를 생각하면 세계 최고의 선수를 데려온 것치고 미미한 상승효과였다. 통계 분석 프로그램상 LA 다저스의 예상 성적을 크게 상승시켜준 건 그로부터 6일 뒤 이뤄진 타일러 글래스노우(30) 트레이드였다.

디 어슬레틱, MLB 네트워크 등 다수의 미국 매체는 16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글래스노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직후 5년 1억 3500만 달러(약 1760억 원)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앞서 LA 다저스는 우완 투수 라이언 페피엇(26)과 외야수 조니 델루카(25)를 탬파베이 레이스에 내주고 글래스노우와 외야수 마누엘 마고(29)를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글래스노우는 2024시즌 종료 후 퀄리파잉 오퍼 조건을 갖고 FA 자격을 갖출 예정이었다. 페피엇이 최고 시속 95마일(약 152.9㎞)을 던지는 괜찮은 투수 유망주라는 것을 떠올렸을 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고 픽을 받기보단 글래스노우와 연장계약이 예상됐고 곧 현실이 됐다.

2024년에 받기로 한 2500만 달러(약 326억 원)에 4년 1억 1000만 달러(약 1434억 원)를 추가하는 조건으로써 내년 연봉 2500만 달러 중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는 계약금으로 돌려 사치세 계산에도 도움을 줬다. 계약 마지막 해인 2028년에는 3000만 달러(약 391억 원)의 팀 옵션과 2000만 달러(약 261억 원)의 선수 옵션이 함께 있는 뮤추얼 옵션을 달았다. LA 다저스가 팀 옵션을 거절할 경우 선수가 옵션을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이다.

글래스노우가 오면서 다저스의 예상 성적이 수직 상승한 건 우승 도전에 있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받던 선발진이 보강됐기 때문이었다. 올해 다저스는 정규시즌 100승 6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나,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은 4.57로 리그 30개 팀 중 20위였다. 원투펀치 역할을 해줘야 했던 워커 뷸러(29), 훌리오 우리아스(27)가 모두 이탈한 것이 컸다. 뷸러는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끝내 1군에는 복귀하지 못했고, 우리아스는 가정폭력 문제로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언제 은퇴에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의 클레이튼 커쇼(35)가 에이스 역할을 했고 그 커쇼마저도 FA가 됐다. 결국 바비 밀러(24), 더스틴 메이(26) 등 유망주들이 내년 선발 로테이션에 즐비했고 팬그래프는 트리플A 선발 로테이션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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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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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 뷸러. /AFPBBNews=뉴스1


팬그래프는 "다저스는 지난 주말 오타니와 획기적인 10년 7억 달러(약 9128억 원) 계약을 체결했지만, 메이저리그는 그를 데려왔다는 이유만으로 202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보장하지 않았다"며 "다저스는 엄청난 타자들이 부족하지 않지만, 투수 쪽에서 진지하게 도움이 필요했다. 내년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은 끔찍하다. 부상 위험, 검증되지 않은 기량 등 불확실한 투수들이 혼재했다. 이번에 데려온 오타니도 내년에는 던지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펄로스), 사이영상 2회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31) 등 거물급 FA를 데려오기도 부담스러웠다. 오타니와 7억 달러 중 97%를 10년 후인 2034년부터 10년간 지급하는 획기적인 디퍼 계약을 체결하긴 했으나, 사치세에 연 4600만 달러(약 600억 원)로 높은 금액이 잡힌 건 사실이어서 높은 몸값은 부담스러웠다.

글래스노우는 그런 면에서 다저스가 데려올 수 있는 최고의 트레이드 칩이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된 글래스노우는 2018년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돼 기량을 꽃피웠다.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 시즌도 네 차례 만들면서 통산 127경기 30승 27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한 가지 문제라면 8시즌간 한 시즌 100이닝 이상 소화한 적이 두 차례에 불과한 유리몸이라는 것이었고 올해 120이닝을 소화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하지만 통산 529⅔이닝 동안 678개의 삼진이 말해주듯 건강할 때는 9이닝당 11.5개의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폭발적인 구위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팬그래프는 "글래스노우는 뷸러와 함께 무시무시한 최고의 듀오를 형성할 것이다. (뷸러가 복귀 시즌이라는 걸 감안하면) 글래스노우가 뷸러를 제친 형태로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글래스노우 영입 후) 라인업과 뎁스를 감안하면 트리플A 수준의 선발 로테이션으로도 다저스는 95승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글래스노우 영입 효과를 크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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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시절 타일러 글래스노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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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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