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민희진(왼쪽) 대표, 하이브 방시혁 의장/사진=어도어, 하이브 |
서울서부지법은 30일 오후 4시 35분 하이브가 낸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관련 심문을 연다. 이번 심문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 대표와 더불어 어도어 임원진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인기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또 하이브는 주주총회를 통해 지분 80%를 가진 입장에서 민 대표를 해임하는 수순을 밟으려 했다. 이에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회를 소집했으며 25일 법원에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청구했다.
하지만 29일 민 대표는 하이브에 30일로 요청한 이사회 소집에 응하지 않겠다는 답신을 보냈고, 결국 이날 법원에서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와 관련된 심문이 진행된다. 법원의 결정까지는 한 달 정도 소요되며 전반적인 절차는 1~2개월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민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 국내에선 뒤늦게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 미국 경제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측은 25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에서 민 대표를 만났다"라고 밝히며 "K팝 대표 기업이 스스로 전쟁을 선포했다. 이 인터뷰에선 그 중심에 있는 '창조의 전설'을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이브와 대립하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4.25 /사진=이동훈 |
또한 어도어의 궁극적 목표는 '아름다움'이라고. 그는 "사업을 운영하며 외부 컨설턴트를 찾는 사람들의 의견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난 내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가 MBA를 취득한 건 아니지만, 이 분야에서 20년간 경험과 그 과정에서 배운 모든 교훈을 바탕으로 편집해 나만의 레이블을 구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사업도 잘할 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뉴진스가 데뷔 두 달 만에 큰 수익을 내며 정산금을 받았다고 알려져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민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K팝에선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하면서도 "난 작곡가도, 사업가도 아니라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 짐작할 수 없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많이 벌었나'라고 묻는다. 남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었던 나에겐 남다른 사연이 있는 게 당연하고, 그걸 쉽게 말하긴 어렵다"라고 털어놨다.
그룹 뉴진스(NewJeans) 해린, 하니, 민지, 다니엘, 혜인 /사진=임성균 |
민 대표는 '뉴진스가 무얼 생각하길 바라나'란 질문에 "뉴진스와 함께 아이들이 늙어서도 되돌아보며 즐길 수 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 우리 계약은 7년이다. 7년은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과 같다. 그래서 난 처음에 그들(뉴진스)에게 '7년 동안 나와 함께 공부한다고 생각해'였다. 숫자에 너무 집착하지 않길 바랐다"라며 "어린 소녀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면 윤리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심을 드러냈다.
/사진제공=하이브 |
먼저 하이브는 "감사대상자 중 한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했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라며 민 대표 외 어도어 임원진의 경영권 탈취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민 대표 측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를 내부 고발하자, 감사로 대응한 것"이라 폭로한 바 있다.
이후 민 대표는 긴급 간담회를 통해 주주간계약을 언급했다. 주주간계약에서 문제라 논의된 부분은 '경업금지' 조항이다. 이는 회사의 영업 비밀을 알고 있는 임원 등이 퇴사하거나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뒤 경쟁 업체에 취업하거나 동일 업종의 회사를 창업하는 걸 금지하는 것.
민 대표는 주주간계약을 두고 "하이브랑 이상한 계약을 했다"며 "내가 팔지 못하게 꽁꽁 묶어둔 (지분) 5%가 있다. 나한텐 노예 계약처럼 걸려 있다. 행사가 되지 않아, 하이브에 영원히 묶여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하이브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경업금지는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뒤 동일한 업종에서 창업함으로써 부당한 경쟁상황을 막기 위해 매수자 측이 요구하는 조항이다. 어느 업종에서나 흔히 있는 조항"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