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전설 박용택 넘었다', KBO 최다 2505안타 신기록... 알칸타라 7이닝 완벽투 2승-김택연 6SV [잠실 현장리뷰]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6.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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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아섭이 20일 KBO 최다안타 기록을 경신하고 기념 상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모든 관심이 손아섭(36·NC 다이노스)의 기록 작성에 쏠렸다. 6회초 손아섭이 모두가 기다리던 짜릿한 안타를 날렸다.

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회초 2사에서 안타를 날려 KBO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을 새로 썼다.


양정초-개성중-부산고를 졸업한 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손아섭이 데뷔 18번째 시즌 만에 새로운 KBO의 전설이 됐다.

종전 기록의 주인공은 박용택(45) KBSN스포츠 해설위원의 2504안타로 2018년 6월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당시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던 기존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2318안타)을 경신한 뒤 2020년 10월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개인 2229번째 경기째, 41세 나이에 2504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6년 동안 지켰던 최다안타의 타이틀을 후배 손아섭에게 넘겨주게 됐다.

2007년 단 4경기에 나섰고 2008년 80경기에서 타율 0.303으로 가능성을 보였던 손아섭은 시즌 후 지금의 손아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전까진 손광민이었으나 개명 후 본격적인 손아섭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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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가운데)이 최다안타 기록을 달성하고 팬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09년엔 부진했지만 이듬해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타율 0.306을 기록한 뒤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큰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했고 2015년 목동 넥센(현 키움)전에서 1000안타, 2018년 포항 삼성전에서 851경기 만에 1500안타, 2021년 대구 삼성전에서 1226경기 만에 2000안타를 쳐냈다. 특히나 2000안타 기록은 KBO리그 역대 최연소(33세 4개월 27일) 및 최소 경기(1636경기) 달성 기록이었다.

첫 안타를 날린 2007년 4월 7일 수원 현대전에서 2루타를 때려낸 뒤 17년 2개월, 정확히는 6284일 만에 이뤄낸 대기록이다. 2044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박용택을 넘어 KBO리그 역사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날린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손아섭이 새로운 기록을 써내고 이닝이 종료된 뒤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손아섭의 기록 달성을 축하하기 위해 양팀 관계자들, 팬들이 하나가 됐다.

임선남 단장의 상패를 강인권 감독의 꽃 목걸이를 전달했다. NC에서 박건우, 두산 측에서도 주장 양석환이 나와 손아섭에게 꽃다발을 선사했다.

손아섭에게 전달된 상패는 구단에서 특별히 제작한 지름 35㎝의 쟁반형 트로피로, 기록 달성을 기념해 숫자 2505가 엠블럼으로 삽입됐다. NC 구단은 "대한민국 최고의 교타자라는 의미에서 야구 배트와 소총을 결합해 X자로 교차해 표현했고 배트 노브 부분에는 손아섭 배트의 상징인 테이핑과 왕(王) 표시를 적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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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상패.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엠블럼 상단에는 배팅헬멧 안쪽에 부착해 화제가 되었던 과녁 표시를 형상화했고 이는 최고의 타자가 되기 위한 손아섭의 끈기, 노력, 근성의 상징을 의미한다. 2505 숫자 뒤에 +를 추가한 건, 신기록 달성 후 마침표를 찍지 않고 계속해서 본인에 의해 갱신될 숫자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LEADER'는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팀의 선배 선수, 주장으로서 보여주고 있는 손아섭의 리더십 또한 중의적으로 표현하는 등 많은 의미가 담긴 상패다.

바로 전날까지 손아섭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박용택도 후배를 축하하기 위해 자리를 빛냈다. 6년 동안 KBO 최다안타왕을 지켜온 박용택이었다. NC 구단에 따르면 박용택은 먼저 구단에 연락을 취해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손아섭을 축하하고 싶다고 전해 이날 자리가 성사됐다. 박용택은 손아섭에게 다가가 포옹과 함께 축하 인사를 건넸다.

경기에선 두산이 웃었다.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었다.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는 7이닝 동안 94구를 던져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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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투를 펼친 알칸타라. /사진=김진경 대기자
부상 이후 복귀해 아쉬운 내용으로 이승엽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했던 알칸타라지만 이날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였고 무엇보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구가 빛났다. 76.6%(72/94)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향했다.

커터(평균 133㎞)는 29구, 슬라이더(평균 130㎞)는 15구를 던졌고 커브(122㎞)도 하나 섞었다.

신민혁도 7이닝 동안 88구를 뿌려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그러나 3회 단 한 장면이 아쉬웠다.

두산은 3회말 선두 타자 김기연의 안타와 정수빈의 2루타, 허경민의 몸에 맞는 공에 이어 헨리 라모스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김재환이 신민혁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두산이 한 점을 더 냈다.

두산은 8회부터 김강률(⅔이닝)과 이병헌(⅓이닝), 김택연(1이닝)으로 완벽히 뒷문을 걸어잠갔다. 김택연은 마무리 변신 후 4경기 연속이자 시즌 6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경기는 2-0 두산 승. 알칸타라는 지난 4월 10일 한화전 이후 무려 2개월여 만에 시즌 2승(2패)째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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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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