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캡틴' 구자철이 본 혼란의 대표팀 "인내 필요하다... 힘든 시기 맞지만 어둡지만은 않아" 긍정론

김포솔터축구장=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7.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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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구자철. /사진=박재호 기자
전 한국 국가대표 주장 구자철(35)이 어수선한 한국 대표팀 상황에 대해 본인 생각을 전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 17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유리 조나탄의 결승골에 힘입어 김포FC를 1-0으로 꺾었다. 4강에 오른 제주는 울산 HD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직전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279일 만에 부상 복귀전을 치렀던 구자철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다만 쏟아지는 폭우와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아 부상 재발 우려가 있었다. 경기 전 "비가 이렇게 많이 올 줄 알았으면 구자철을 출전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던 김학범 감독은 전반전 종료 후 구자철을 불러들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철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오늘은 특별히 한 게 없다. 김학범 감독님이 45분 동안 어떤 한 선수를 체력안배 해 주셨다"며 웃었다. 이어 "중고등학교 경기 이후 이렇게 비가 많이 온 경기는 처음이었다. 물웅덩이가 너무 많아 (경기가 제대로 안 돼서) '내가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 그래도 목적은 분명했고 힘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이겨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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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가운데)이 지난 17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제주 대 강원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킥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요즘 감독 교체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는 대표팀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구자철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대표팀에서 10년 넘게 활약하며 A매치 79경기에 뛰었다. 다년간 주장 완장을 찼고 A대표팀에서만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 울리 슈틸리케, 신태용, 파울루 벤투까지 7명의 사령탑을 겪었다. 최근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홍명보 감독과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했던 구자철이다.


대표팀 전 주장으로서 후배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겨냈으면 좋을지 물었다. 사뭇 진지해진 표정의 구자철은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경기력 차원에선 해외파, 국내파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도 해외에서 오래 뛰었는데 대표팀엔 해외파, 국내파 개념이 있다. 양측이 보고 배운 것이 다른 만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해외에서 맹활약하고 최근 엄지성(스완지 시티)도 스완지로 진출하는 등 한국 축구가 발전할 일들이 무한하다. 해외파, 국내파들이 잘 융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 교체 등)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선수들이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나. 해외파, 국내파 선수들이 어떤 시스템으로 조화를 이룰지 중요하다"며 "지금이 너무 힘든 시기인 것 맞지만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함께 활약한 친구 기성용(FC서울)과 이청용(울산 HD)도 언급했다. 구자철은 "기성용이 만든 '88그룹'이 있다. 나와 기성용, 이청용이 속해 있다"며 웃었다. 이어 "셋이서 고민을 많이 한다. 서로 하는 얘기가 우리부터 침착하고 밝은 미래를 위해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얘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쉽다고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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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을 격려하는 구자철(가운데)의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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