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가슴 졸인 결승 슛오프, 강심장 동생도 끝내 외면했다 "눈 감고 기도했어요" [인천 현장]

인천국제공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8.06 15:01
  • 글자크기조절
image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최초 3관왕을 달성한 김우진(가운데)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이우석(27·코오롱 엑스텐보이즈)이 아찔했던 남자 개인전 결승전 슛오프 순간을 떠올렸다.

홍승진(58) 총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여 양궁 대표팀은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전훈영(30·인천광역시청),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으로 이뤄진 여자 대표팀과 김우진(32·청주시청), 이우석(27·코오롱 엑스텐보이즈), 김제덕(20·예천군청)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혼성 단체전, 남·여 개인전, 단체전 등 총 5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그동안 세계 최강이라 불리던 한국 양궁이 올림픽 한 대회에서 가장 많이 가져온 금메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의 4개였다. 이때도 전 종목을 석권하긴 했으나, 혼성 단체전이 없었다.

세계 양궁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모든 종목에서 고비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아슬아슬했던 것이 남자 양궁 개인전이었다. 금메달을 차지한 김우진은 4강에서 팀 동료 이우석을 슛오프로 간신히 제압했다. 결승에서는 '한국 킬러' 브래디 엘리슨(36·미국)를 5-5(27-29, 28-24, 27-29, 29-27, 30-30)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슛오프에 간 끝에 라인에 걸치는 10점을 쏴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함께한 동료들은 마지막 슛오프를 어떻게 봤을까. 남자 양궁 단체전 3연패를 이끈 강심장들조차 이 순간에는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었다. 이우석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4강에서 떨어진 후) 선수 대기실에서 계속 응원했는데 마지막 슛오프까지 갔을 때는 보지 못했다. 그냥 눈을 감고 (김)우진이 형이 제발 10점을 쏘길 기도했다. 사람들이 소리 지르는 걸 듣고서 눈을 떴는데 결과를 보고서야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옆에 있던 김제덕도 8강이 끝난 후에 양궁협회 분들과 관중석에서 응원했는데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이 나오더라. 결승전에서는 엘리슨 선수가 좀 더 가까이 쓰면 어떡할지 걱정했는데 (김)우진이 형이 슛오프로 10점을 쐈을 때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image
김우진이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 미국 브래디 엘리슨과 경기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김우진은 모두를 가슴 졸이게 한 짜릿한 한 방으로 세계 양궁의 새로 썼다. 이미 2016 리우, 2020 도쿄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였던 그는 이 한 방으로 한국 남자 양궁 최초 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또한 남자 양궁 최초 개인전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의 마지막 한 조각을 채웠으며, 5개의 금메달로 한국 양궁 최다 금메달 보유자가 됐다.

본인은 담담했으나, 같이 한 동생들은 존경심을 나타냈다.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혼성전, 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따게 돼 매우 기쁘다"며 "우리(한국 양궁)에겐 항상 위협이 있었다. 우리가 가장 강하다는 걸 모든 나라 선수가 알고, 다들 한국에 맞춰 전략을 짜 오다 보니 우리는 항상 수비 하는 입장이다. 그런 위기를 계속해서 겪다 보니 (승부처에서도) 슬기롭게 잘 해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막내 김제덕은 "김우진이란 선수를 리우 올림픽 때 처음 봤다. 올림픽이란 대회도 처음 알게 되고 (김)우진이 형이 리우 올림픽 때 활약하는 걸 보고 롤모델로 삼게 됐다. 그렇게 꿈꿔온 것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 우진이 형이 3관왕을 하게 돼서 나도 매우 뿌듯하고 정말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많이 본받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햠께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한 임시 현(21·한국체대)도"가장 가까이서 (김)우진이 오빠가 어떻게 경기를 이끌어가고 풀어가는지 봤다. 정말 배울 게 많다고 느꼈다. 맏형이면서 에이스로서 나보다 훨씬 많은 부담감을 가졌을 텐데 좋은 경기력을 끌어내서 존경스러웠다. 나도 우진이 오빠처럼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image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대표팀의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왼쪽부터)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