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배드민턴협 진상조사, 회장 단독 결정 안돼" 경고, 안세영은 SNS에 입장 발표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8.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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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조사 과정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서 제동을 걸었다.

문체부는 "어제(15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발표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관련, 정관 위반 지적과 함께 절차 준수를 권고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앞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은 수상 후 "인터뷰에서 협회와 대표팀의 부상 관리 소홀 등에 대해 지적하며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안세영의 말에 반박한 가운데, 안세영은 올림픽이 끝난 이후 입장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협회 정관(제14조 제2항 제4호)은 단체 내 '각종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협회의 장은 그 내용이 경미하거나 또는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집행하고, 차기 이사회에 이를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예외 조항(제17조 제1항)을 활용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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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에 문체부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결코 경미한 사항이 아니다. 또한, 지난 7일 회장이 귀국하였을 때 즉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며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소집은 원칙적으로 5일 전 이사들에게 통보해야 하나, 긴급한 경우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8월 15일 광복절에 이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 대부분이 '2024 다이하츠 일본 오픈(8월 20~25일)'에 참가하기 위하여 이번 주 일요일(18일) 출국해서 다음 주 일요일(25일)까지 현지에서 체류해야 하므로, 물리적으로 신속한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관련된 수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이사회에서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보았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자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절차적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주무관청의 감독 권한(민법 제37조)를 활용하여 '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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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안세영은 예고대로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6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부상은)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며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며 협회의 적극적 대처를 부탁했다.

문체부와 체육회의 진상 조사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내며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며 부족한 소통에 대해서도 에둘러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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