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과 불화 사실 아냐" 대표팀 감독 마침내 입 열었다... 협회 조사위 열었지만, 문체부는 '제동'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8.1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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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이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배드민턴협회 진상조사위에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리 올림픽 도중 불거진 안세영(22·삼성생명)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갈등 속에 대표팀 사령탑도 조사위원회에 참석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김학균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배드민턴협회 진상조사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안세영과 불화는) 모르겠다.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진상조사위 회의를 열었다. 변호사 2명, 교수, 협회 인권위원장과 감사 등 5명의 위원으로 꾸린 진상조사위는 오후 2시부터 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안세영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수 부상 관리와 국제 대회 참가 시스템, 대표 선수 훈련 시스템, 관리 규정 등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회의 시작 후 2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회의장으로 들어간 김 감독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그는 오후 5시쯤 먼저 회의장을 나왔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회의에서 나눈 말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말했다" 정도로 짧게 얘기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다. 이어 안세영과 불화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고 부인하면서도 올림픽 이후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표팀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냐는 말에는 "지금 답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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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맨 오른쪽)이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배드민턴협회 진상조사위에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안세영은 지난 5일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협회의 선수 부상 관리와 훈련 지원, 대회 출전 문제 등을 지적하며 작심 발언을 쏟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협회와 대표팀의 부상 관리 소홀 등에 대해 지적하며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안세영의 말에 반박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12일부터 조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사태는 점점 커지고 있다.

문체부는 조사를 통해 안세영의 인터뷰 중 논란이 된 부상 관리와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등에 대해 경위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또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핀다. 배드민턴뿐 아니라 대다수 종목에서 관행상 금지되는 개인 트레이너의 국가대표 훈련 참여 필요성도 함께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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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드민턴협회도 15일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다음날 이에 대해 "정관 위반 지적과 함께 절차 준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결코 경미한 사항이 아니다. 또한, 지난 7일 회장이 귀국하였을 때 즉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며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소집은 원칙적으로 5일 전 이사들에게 통보해야 하나, 긴급한 경우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8월 15일 광복절에 이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관련된 수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이사회에서 충분한 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보았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자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절차적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주무관청의 감독 권한(민법 제37조)를 활용하여 '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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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또한 그동안 침묵을 이어가던 안세영도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6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부상은)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며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며 협회의 적극적 대처를 부탁했다.

문체부와 체육회의 진상 조사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내며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며 부족한 소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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