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가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대 서울이랜드의 '하나은행 K리그 승강 PO 2024' 2차전 승리 후 믹스드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재호 기자 |
K리그1 전북은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서울이랜드와 '하나은행 K리그 승강 PO 2024' 2차전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전반 막판 오스마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후반 7분 티아고의 헤더 동점골, 후반 추가시간 문선민이 쐐기골을 넣으며 승리했다.
1차전을 2-1로 이겼던 전북은 1·2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잔류에 성공했다. 올 시즌 K리그1 10위로 떨어지며 아시아 명가라는 자존심에 금이 갔던 전북이 기어이 살아남은 것이다.
벤치에서 몸을 풀던 이승우에게는 출전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이승우는 지난 1차전에서는 후반 33분 교체 투입돼 약 16분을 뛰었다. 하지만 이날 김두현 감독은 이승우 카드 대신 전진우, 문선민을 택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승우는 "밖에서 보는 게 더 긴장됐다. 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며 웃었다.
'잔류가 기쁘지 않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기쁘기보단 당연히 할 걸 한 것 같다. 경기 끝나고 마지막에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걸 보고 '진짜 이 팀이 여기에 있으면 안 되겠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잔류 확정 후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했다. 이승우는 "이제 한 시즌이 다 끝났는데 고생하고 힘들었던 선수들이 많았다. 서로 고생했고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며 잘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올해 이승우는 이적, 대표팀 발탁, 잔류 경쟁 등 많은 일을 겪었다. 그는 "진짜 많은 일이 있었다. (유럽에서) K리그로 와서 처음 이적을 했고 대표팀에도 오랜만에 뽑혔고 전북에 시즌 중간에 합류했다"며 "마지막에 잔류하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행복했지만 조금 찝찝한? 두 가지가 공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승우는 수원FC에서 10골2도움을 올렸지만 전북 이적 후 제한된 출전 속에 3골5도움을 기록했다. 본인도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팬들 앞에 선 이승우(가운데)와 전북 현대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어 "다행히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과 잘 지냈다. 경기장 안에서 함께 못 뛰니깐 다른 거라도 해보고 싶었던 부분들이 있었다. 선수들과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내년 시즌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전북은 다들 잘 알다시피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과거 각 팀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라 좋은 대우를 받고 전북에 온다. 그만큼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좋은 능력을 갖췄다. 다만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하고 조합이 잘돼야 팀이 잘 이뤄진다는 생각을 했다. 또 선수들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저를 원하실지 안 원하실지 모르지만 제가 잘 준비해야 한다"며 "좋은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두 번 다시는 이런 순위와 분위기를 겪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우승이라는 게 말은 쉽지만(실제 어렵다.) 동계훈련 때부터 진짜 열심히 해서 잘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전북 현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