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KBO 시상식에서 출루왕상을 수상하고 기념촬영하는 홍창기. /사진=김진경 대기자 |
출루율 0.447로 압도적 출루왕에 등극한 홍창기(31·LG 트윈스)지만 생애 3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은 앞선 두 번에 비해서도 훨씬 녹록지 않아 보이는 현실이다.
홍창기는 11월 30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 비스타홀에서 열린 2024년 유소년 지도자·학부모 대상 KBO 의무세미나에 강연자로 참석했다.
옛 동료인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과 함께 유소년들을 만나 '타석에서 집중력 향상을 위한 나만의 훈련 방법'이란 주제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한 홍창기는 행사 종료 후 예정돼 있지 않았던 팬 사인회를 자청하며 특별한 팬 서비스를 뽐냈다.
이후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영양학 강의를 유심히 지켜봤다"며 "신경 쓰는 게 없었는데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이제라도 식단을 해야하나 생각을 하던 찰나에 좋은 강의를 해 주셨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홍창기의 등장에 유소년 선수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강의 후엔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어 사인을 받아 갔다. 투수를 지망하는 선수들의 관심이 고우석에 집중됐다면 홍창기 또한 결코 그에 밀리지 않았다.
30일 2024년 유소년 지도자·학부모 대상 KBO 의무세미나 현장에서 유소년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홍창기(오른쪽). /사진=안호근 기자 |
포지션 구분 없이 3명을 뽑는 외야수 골든글러브는 매년 치열한 경쟁을 보이지만 홍창기는 2021년과 2023년 당당히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올해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스로도 "골든글러브를 당연히 탔으면 좋겠지만 워낙 올해 외야 선수들이 잘했다"며 "진짜 받으면 좋겠지만 못 받아도 다른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박수 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괜한 엄살은 아니다.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수상을 기대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총 19명의 외야수가 후보에 이름을 올렸는데 유독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202안타를 날리린 최다안타왕 빅터 레이예스(롯데)와 타율 0.360으로 타격왕에 오른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타이틀 홀더는 아니지만 타격 대부분의 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한 구자욱(삼성), 마찬가징인 멜 로하스 주니어(KT)까지 5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LG 홍창기(왼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
에레디아 또한 타율 뿐 아니라 최다안타(195안타) 2위, 타점(118타점) 3위 등으로 돋보였다. 구자욱은 OPS(1.044) 2위, 장타율(0.627) 3위, 타율(0.343)과 타점(115타점), 출루율(0.417) 4위, 홈런(33홈런) 5위 등으로 외국인 타자들 사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파괴력을 보였다는 게 강점이다. 로하스 또한 득점(108득점)과 출루율(0.421) 2위, 최다안타(188안타)와 OPS(0.989) 4위, 타점(112타점) 5위 등으로 막강했다.
지난해부터 KBO 수비상까지 생기며 골든글러브 평가가 타격 부문에 조금 더 비중이 실릴 수 있는 여건이 된 부분도 있지만 메이저리그(MLB)의 실버슬러거와는 달리 상 이름에 '글러브'가 들어가기 때문에 수비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타격에서의 파괴력만 놓고 본다면 경쟁자들에 근소열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에레디아와 함께 2년 연속 KBO 수비상의 영예를 차지할 만큼 탄탄한 수비를 펼쳤다는 점이 점수를 받는다면 홍창기도 3번째 황금장갑을 끼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홍창기(가운데)가 유소년 선수들 사이에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KB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