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에서 만나 김하성(왼쪽)과 김혜성. |
미국 뉴욕 스포츠 매체 엠파이어스포츠미디어는 5일(한국시간) "김하성이 파워에선 우위를 점하지만 김혜성은 그 자체로 매우 유용한 선수이며 더 저렴할 것"이라며 "시애틀 매리너스가 지금까지 전문가와 팬들 사이에서 김혜성의 행선지로 가장 많이 언급됐지만 샌디에이고는 그를 살펴보고 최소한 그를 고려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키움 구단의 요청에 따라 김혜성 선수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을 비롯해 미국 다수 스포츠 매체들은 5일 이 소식을 전했다.
MLB 30개 구단은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한 다음날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대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김혜성과 계약 협상이 가능하다. 한국시간으로는 12월 4일 오전 10시부터 2025년 1월 4일 오전 7시까지다.
김하성은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고 타격에서도 평균 혹은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였다. 건강하다면 3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그런 김하성만큼은 아니지만 김혜성도 충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김혜성. /사진=뉴스1 |
김혜성은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키움에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8시즌 동안 953경기에서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마크했다.
특히 2021시즌부터 유격수(2021년), 2루수(2022~2023년)로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두 포지션에서 모두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는 건 김혜성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디애슬레틱은 "김혜성은 1월에 26살이 된다. 그는 2017년 KBO에 데뷔했고 그 이후로 탄탄한 수비수이자 생산적인 타자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2022년, 2023년, 2024년에 올스타 팀에 선정됐다"며 "그는 팀 동료 김하성이 파드리스에 합류하기 위해 떠난 뒤 히어로즈의 유격수를 맡았으며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대표했다"고도 소개했다.
국내뿐 아니라 현지에서도 김하성과 김혜성이 이름이 비슷하다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만 그뿐만이 아니다. 상당히 비슷한 점을 갖추고 있고 이미 강정호(37)와 김하성 모두 낯선 한국인, 그것도 키움산 내야수로서 성공 사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피츠버그 시절 강정호. /AFPBBNews=뉴스1 |
그동안은 시애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시애틀은 올 시즌을 앞두고 호르헤 폴랑코를 영입했는데 그는 118경기에서 0.213의 타율에 16홈런 45타점에 그쳤다. 시애틀은 폴랑코와 구단 옵션을 포기했고 현재 2루수 자리가 무주공산인 상황이다.
그러나 MLB닷컴 등에 따르면 시애틀이 2루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트레이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김혜성의 유력한 행선지 하나가 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샌디에이고가 새로운 후보지로 떠올랐다. 김하성이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FA를 선언한 상황에서 샌디에이고 또한 내야 한 자리를 메울 후보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
이어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의 김하성과 김혜성의 비교를 소개했다. MLBTR은 "공격적으로는 김혜성이 김하성보다 다소 아래다. 타율과 출루율은 거의 비슷했지만 장타율 면에선 김하성이 우위를 점했다"며 "김혜성은 2024년 11홈런을 쳤는데 그에겐 커리어 하이였다. 김하성은 마지막 6시즌 평균 19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마지막 시즌엔 30홈런을 날렸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엠파이어스포츠미디어는 샌디에이고에 김혜성을 추천했다. "김하성은 지난 3시즌 동안 파드리스에서 연 평균 3.5에 가까운 fWAR(팬그래프 기준 대체선수 승리 기여도)를 기록했는데 김혜성이 그 가치에 근접한다면 그를 영입한 팀엔 성공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물론 김혜성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카드는 아니다. 매체는 "KBO에서 MLB로 전환은 어려운 과정이기 때문에 첫 시즌에 적응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면서도 "가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시즌에 김혜성을 FA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성.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