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출신 강정호-김하성 넘었다' 김혜성 가치가 솟구친다 "ML 주전급 2루수 될 수 있어"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2.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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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 /사진=뉴시스
믿고보는 히어로즈산 내야수, 한국의 최고 내야수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이 메이저리그(MLB)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쓴 강정호(37·은퇴)와 김하성(29)과 같이 KBO를 정복한 기세로 '아메리칸 드림'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베이스볼아메리카(BA)는 14일 김혜성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공개했다.


BA는 20-80 스케일로 김혜성의 가치를 평가했다. 최하 20점부터 최고 80점까지 스펙트럼을 나타내는 가운데 김혜성은 5가지 툴에서 컨택트 55점, 파워 30점, 주루 70점, 수비 55점, 어깨 40점을 받았다.

널리 알려진 대로 평균 이상의 타격 능력과 수비, 최고 수준의 주루 능력을 평가받은 것이다.

2017년 넥센(키움 전신)의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된 김혜성은 8시즌 동안 타율 0.304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 OPS(출루율+장타율) 0.767로 활약했다. BA의 평가가 고스란히 나타나는 지표다. 3할 이상의 통산 타율과 2021년 도루왕에 오를 만큼 빠른 발은 김하성의 최고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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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사진=뉴스1
더구나 지난해 신설된 KBO 수비상에서 김혜성은 2년 연속 최고 2루수로 선정됐다. 수비 능력 또한 확실히 검증이 됐다는 인증을 받은 것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MLB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의 올 시즌은 더욱 빛났다.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6(509타수 166안타) 11홈런 75타점 90득점 30도루,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 OPS 0.841의 성적을 올렸다. 단일 시즌 홈런 커리어하이였고 타율과 안타, 도루 부문 10위에 올랐다.

그 결과 김혜성은 1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총 유효표 288표 중 175표(득표율 60.8%)를 획득해 우승 2루수 77표(득표율 26.7%)를 받은 김선빈(KIA·득표율 26.7%)를 큰 차이로 제쳤다.

골든글러브는 수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해당 포지션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예다. 김혜성은 김하성이 MLB에 진출한 2021년 키움의 주전 유격수로 첫 황금장갑을 수상한 데 이어 2022년부터는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겨 총 4년 연속 영예를 안았다. 역대 14번째 4시즌 연속 수상자이자 해당 포지션의 경쟁자를 지워버리며 '평화왕', '평화왕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강정호, 김하성도 해내지 못했던 쾌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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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 직후 함께 사진 촬영을 하는 김혜성(오른쪽)과 김하성. /사진=뉴스1
강정호와 김하성은 MLB에서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이고 일발장타를 갖춘 타격 능력까지 뽐냈다. 강정호가 장타에 조금 더 강점이 있었다면 김하성은 20홈런을 날릴 수 있는 파워와 함께 수준급의 빠른 발까지 자랑하며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김혜성은 약간 결이 다르다. 올 시즌 11홈런을 날리긴 했지만 여전히 파워는 약점 중 하나다. 그러나 김하성을 크게 뛰어넘는 빠른 발과 정교한 수비를 자랑한다. 유격수로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점도 큰 매력포인트다.

BA는 "김혜성은 간결한 스윙을 하며 민첩하게 움직인다. 선구안과 컨택트 능력을 보유한 선수로서 안타성 타구를 꾸준히 생산한다"며 "홈런을 치기는 어려운 유형이지만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낸다"고 평가했다.

최근 MLB에서도 가치가 솟구치고 있는 주루 능력에 대해 강조했다. 매체는 "매년 30도루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김혜성은 더 공격적으로 주루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며 "유격수로 뛴 경험이 있는데 송구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아 2루수에 더 적합하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김혜성이 충분히 빅리그 팀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매체는 "김혜성은 평균 이상의 안타와 도루를 만드는 주전급 2루수가 될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과 같이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빅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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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의 수비 장면.
김혜성은 지난 4일 공식적으로 MLB 포스팅에 들어갔고 내년 1월 4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 MLB 모든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김혜성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불참하며 지난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함이었다.

키움 출신이라는 점도 현지의 관심을 끈다. 키움은 팀 이름처럼 육성에서 강점을 보이는데 특히나 '빅리거 사관학교'로 명성이 자자하다. 강정호를 시작으로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은 키움 출신 5번째 메이저리거가 될 준비를 마쳤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맹활약했던 김혜성은 지난 3월 '팀 코리아' 소속으로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출전해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냈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빠른 발과 타고난 수비 능력 덕에 외야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내비췄다. BA는 "김혜성은 외야수로 뛸 수 있는 주력을 갖췄고 KBO에서도 좌익수로 뛴 적이 있다"며 "하지만 가장 잘 어울리는 포지션은 2루수다. 김혜성을 영입할 팀은 그를 평균 수준의 타율, 많은 안타를 칠 수 있는 1번 타자 혹은 하위타자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장타력 한계로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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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발을 활용해 득점에 성공하는 김혜성(왼쪽).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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