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귀국' 김혜성, 4연속 GG인데 잠잠한 MLB 구단들... 그러나 '포스팅 실패'는 없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12.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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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 /사진=뉴시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던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이 소득 없이 돌아왓다. 강정호(37·은퇴), 김하성(29)과는 달리 시장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타뉴스 취재 결과 김혜성은 지난 23일 귀국했다. 지난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난 지 한 달이 되지 않아 돌아온 것이다.


이것이 포스팅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혜성이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귀국한 데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받은 병역특례를 받았지만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해외 체류 기간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손아섭(NC 다이노스)와 김재환(두산 베어스), 나성범(KIA 타이거즈)가 빼어난 타격 실력에도 외야수라는 점에서 MLB 구단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김혜성은 내야수라는 점에서 여전히 강정호, 김하성의 성공 사례와 더 유사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의 행보가 오리무중이다. 지난 4일 KBO와 MLB에 포스팅 사실이 고지된 뒤 김혜성은 내년 1월 4일 오전 7시까지 MLB 구단들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구단이 김혜성의 예상 행선지로 보도됐고 협상을 거친 구단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혜성의 미국 에이전시 CAA 스포츠는 26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협의 중인 팀이 있지만 아직 결정된 건 하나도 없다"며 "급하게 할 일은 아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차분히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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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지난달 26일 KBO 시상식에서 수비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강정호, 김하성의 미국 진출 때와 비교하면 다소 조용해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가진 툴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5년 미국에 진출한 강정호는 장타력이 가장 큰 강점이었다. 특히 진출 직전 시즌인 2014년 타율 0.356 40홈런 11타점 10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198로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쳤다. 미국 진출 전 5시즌 동안 4차례나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불필요한 논란을 종결시킨다며 '평화왕'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그리고 2014년 12월 23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맺었다.

다음은 김하성이었다. 강정호가 떠난 히어로즈의 유격수 자리를 지킨 김하성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강정호에 이어 '평화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또한

장타력을 뽐냈고 미국 진출 직전 2020년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111득점 OPS 0.92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둘 모두 미국에 진출한 뒤 일발장타 능력과 빼어난 수비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강정호는 장타 툴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혔고 김하성은 아시아 최초 내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위치를 가리지 않는 빼어난 수비와 빠른 발, 뛰어난 컨택트 능력 등을 앞세워 주전으로 도약했다.

김혜성은 이들도 하지 못했던 4시즌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2루수와 유격수에서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러나 장타 능력은 확연히 대비됐다. 올 시즌 11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두 선배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좌타자라는 점과 유격수와 2루수 수비가 가능하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장타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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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오른쪽)이 지난 3월 샌디에이고와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김하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4일 미국 스포츠 매체 베이스볼아메리카(BA)는 김혜성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공개했는데 20-80 스케일로 평가된 수치에서 김혜성은 컨택트 55점, 주루 70점, 수비 55점, 어깨 40점에 비해 파워에선 30점을 얻는데 그쳤다.

BA는 "김혜성은 간결한 스윙을 하며 민첩하게 움직인다. 선구안과 컨택트 능력을 보유한 선수로서 안타성 타구를 꾸준히 생산한다"며 "홈런을 치기는 어려운 유형이지만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낸다"고 평가했다.

장타력을 갖춘 중앙 내야수는 매우 희귀한 자원이다. 강정호와 김하성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김혜성은 다소 약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수비에서 다재다능한 능력과 컨택트는 물론이고 최근 MLB에서 강조되고 있는 주루 능력은 강정호, 김하성을 크게 앞선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를 지켜보는 구단들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 중 하나가 시애틀 매리너스다. 시애틀은 2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르헤 폴랑코를 영입했는데 올 시즌 타율 0.213, OPS 0.651에 그쳤고 시애틀은 1200만 달러 1년 옵션을 포기하고 새로운 2루수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시장의 분위기라면 김혜성이 이 같은 규모의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재능을 갖춘 중앙 내야수라는 점에서 김혜성의 미국 진출 여부에는 크게 우려를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6일 "시애틀은 김혜성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팀 중 하나였다"며 "그를 영입해야 하는 마감 시한까지 일주일이 조금 남았지만 여전히 그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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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의 수비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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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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