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이 4일 김혜성의 LA 다저스 진출 소식 발표 후 SNS에 축하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LA 다저스는 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LA 다저스가 유틸리티 김혜성과 3년 1250만 달러(184억원)"라며 "2028년과 2029년 옵션이 있어 계약 가치가 2200만 달러(323억원)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정호(2015년·은퇴)를 시작으로 박병호(2016년·삼성), 김하성(2021년), 이정후(2024년·샌프란시스코)에 이어 키움 소속으로 5번째, 포스팅시스템을 통틀어 9번째 빅리그 진출 사례다.
키움은 김혜성의 이적 소식이 전해진 뒤 공식 입장을 냈다. "김혜성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축하한다"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팀으로 가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히어로즈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 준 김혜성 선수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최향남을 시작으로 류현진 등 9명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명을 키움에서 배출해냈다. 키움 또한 "구단이 포스팅을 통해 다섯 번째 빅리거를 배출한 점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LA 다저스가 4일 SNS를 통해 김혜성의 합류를 반기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
더구나 면면을 들여다봐도 매우 성공적인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하성은 빅리그에서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주가를 높이며 현재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새 팀을 찾고 있고 강정호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거포형 내야수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정후는 지난해 무려 6년 1억 1300만 달러(1663억원)로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역대 아시아 야수 가운데 최고 금액에 달할 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불의의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기대치는 남다르다.
앞서 미국에 진출한 선배들과 비교해 김혜성은 장타력이 가장 부족한 내야수임에도 빅리그 진출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검증된 키움 출신이라는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혜성. /사진=뉴스1 |
선수를 발굴하는 키움의 남다른 눈을 증명하는 일인 동시에 KBO 입성을 꿈꾸는 선수들에게도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일이다.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핵심 내야수가 빠졌으나 키움은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챙기게 됐다. 총 계약 규모가 2500만 달러 이하로 책정돼 키움은 총 계약 금액의 20%를 받게 된다. 3년 1250만 달러의 20%인 250만 달러(37억원)를 보장받고 향후 2년 옵션을 행사할 경우 키움이 받게 될 금액은 440만 달러(65억원)를 챙길 수 있다.
김하성에 이어 또 한 명의 핵심 선수가 빠져나가면서 키움은 이번 스토브리그의 방향성을 리빌딩으로 확고히 하고 있다. 핵심 불펜 조상우를 KIA 타이거즈에 내주면서 현금 10억원과 함께 202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외부 자유계약선수(FA)보다는 유망한 자원을 영입하고 발굴, 육성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키움이지만 추가적인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구단 운영에 있어 유연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1월 26일 KBO 시상식에서 김혜성이 수비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