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의 모습. /사진=뉴시스 |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임해지 부장판사)는 지난 7일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8일 예정됐던 축구협회장 선거가 전격 연기됐다.
재판부는 축구협회장 선거 과정에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현 선거인단의 구성 절차, 선거인단으로 추첨한 인사들에게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받는 방식 등을 지적했다.
법원의 결정 직후 축구협회는 "선거일이 잠정 연기됐다. 추후 일정이 수립되는 대로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지적한 것들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어서 축구협회도 빠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선거인단 개인정보 동의 문제는 15만명 이상의 선수·지도자 의견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에서 법원 결정문을 보고 논의하겠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상황 속 아직까지 명확한 계획이 나온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후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
가처분 신청을 낸 허정무 후보는 '나이 변수'가 생겼다. 1955년 1월13일 출생으로 만 69세인 허정무 후보는 선거가 13일 이후 열릴 경우 축구협회정관 제23조의2(회장선거 후보자 등록) 2항 '회장 선거 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인 자이어야 한다'에 저촉된다.
하지만 허정무 후보는 공정한 선거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나이 제한으로 불이익이 당할 수 있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을 개혁하겠다며 출마한 취지를 더 생각했다"고 전했다.
정몽규 회장은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기된 절차상 하자를 보완해 조속히 선거가 열리기를 선거운영위원회에 요청한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축구로 하나가 됐다. 축구인들이 다시 원팀이 되고 상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 선거인단 재구성, 허정무 후보의 출마 가능 여부, 후보자 추가 등록 가능성 등 여러 변수에 관해 서둘러 입장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정무 후보.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