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경문 감독이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2025 한화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한화 이글스 기대주 황준서(20)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배경에는 김경문(69) 감독의 강한 믿음이 있었다.
한화 선수단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1월 25일부터 2월 19일까지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릴 2025 스프링캠프에 참여하기 위함이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9명, 트레이닝코치 6명, 선수 45명 등 61명 규모로 꾸려진 이번 1차 캠프에는 FA로 합류한 엄상백, 심우준을 비롯해 2025년 신인 투수 정우주, 권민규, 박부성, 포수 한지윤, 내야수 이승현, 외야수 이민재 등도 포함됐다. 외국인 선수 라이언 와이스, 코디 폰세, 에스테반 플로리얼 등 3명은 각자 호주 멜버른으로 합류할 계획이다.
김경문 감독은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팬들에게 말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많이 아팠다. 올해는 선수, 스태프들과 열심히 땀을 흘려서 꼭 팬들에게 보답하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스프링캠프 돌입 소감을 밝혔다.
신인도 무려 6명이 포함된 대규모 인원이지만, 정작 지난해 신인 황준서(20)는 빠져 눈길을 끌었다. 황준서는 면일초(중랑구리틀)-상명중-장충고를 졸업한 좌완 투수로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1군 36경기에서 2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8, 72이닝 70탈삼진,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82, 피안타율 0.287을 기록했다.
류현진(왼쪽에서 두 번째)이 '황준서 살 찌우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사진=99코퍼레이션 SNS 갈무리 |
류현진이 '황준서 살 찌우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황준서가 음식을 먹는 모습. /사진=99코퍼레이션 SNS 갈무리 |
올 겨울에는 류현진(38)과 주도한 일본 오키나와 미니캠프에서 몸무게를 늘리는 데 집중해 화제가 됐다. 류현진의 매니지먼트사인 99코퍼레이션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황준서는 꾸준히 음식을 섭취하면서 증량에 초점을 맞췄다. 황준서는 키 185㎝ 몸무게 78㎏의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뛰어난 제구력을 보유했다. 여기에 구속 증가와 풀시즌을 뛰기 위한 체력을 위해 증량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류현진이 이를 도운 것.
그러나 전날(21일) 발표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한화 구단 관계자에 다르면 황준서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지만, 당분간 국내에서 몸을 더 만든 뒤 2차 캠프 합류를 고민한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는 앞으로 우리 한화의 정말 좋은 선발이 돼야 할 선수다. 지금 당장은 본인에게 조금 아픔의 시간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시간을 오히려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몸을 만드는 시간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 어린 투수인 만큼 시즌을 길게 보고 가자는 것. 올해 엄상백의 합류로 선발 투수진이 라이언 와이스-코디 폰세-류현진-엄상백-문동주로 탄탄해진 것도 황준서의 성장을 기다려줄 수 있는 이유가 됐다.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김경문 감독은 "우리가 전반기를 치르다 보면 언젠가 선발 자리에서 부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황)준서가 좋아지면 합류할 수 있다"며 "그런 걸 생각하면서 준서가 훌훌 털고 좀 더 마음을 강하게 먹었으면 좋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1차 캠프에서는 초반 훈련을 진행한 뒤 내달 14~16일 호주 국가대표 야구팀과 3연전으로 실전 대비에 돌입하게 된다. 2월 21일부터 3월 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릴 2차 캠프에서는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 1군, 한신 타이거즈 2군과 연습경기를 비롯해 국내 팀 등 총 7경기가 예정돼 있어 실전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게 된다. 모든 훈련을 마친 한화 선수단은 오는 3월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계획이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7~80% 전체적인 그림은 그렸다. 이제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를 통해 나머지 20%를 채울 것이다. 우리의 첫 번째 숙제는 선발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선발 투수가 아팠을 때를 대비해 4~5명의 선수를 더 준비시키려 한다. 두 번째가 수비다. 지난해 수비에서 보이지 않은 실책이 많이 나왔다. 세 번째가 기동력으로 이렇게 하나둘씩 보강해서 팬들이 야구를 보며 한화가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