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끈질겼나' 3할타자 자존심 버린 김혜성, 2타석 연속 풀카운트→볼넷 진루... 다 바꾸고 출루 능력 높였다 [글렌데일 현장]

글렌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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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김혜성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모든 걸 다 바꿨다."

KBO 3할 타자의 자존심을 버린 김혜성(26·LA 다저스)이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으로 메이저리그(ML) 시범경기 개막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김혜성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벡 랜치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카고 컵스전에 8번 타자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두 번째 타석을 소화한 뒤 5회초를 앞두고 저스틴 딘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김혜성의 얼굴과 이름이 카멜백 렌치 스타디움의 전광판에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을 채운 팬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먼저 존재감을 보인 건 수비였다. 1회초 1사 1루에서 발레스테로스가 친 뜬 공 타구가 외야 애매한 위치로 향하자 김혜성이 뒤로 물러나며 처리했다.

공격에서는 출루에 집중한 끈질긴 모습이 돋보였다. 다저스가 2-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2, 3루에서 바깥쪽 높게 꽉 찬 공을 지켜본 김혜성은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크게 헛돌렸다. 하지만 다른 공은 모두 지켜보면서 끝내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낮게 떨어지는 6구째 체인지업을 건드린 것이 아쉬웠다. 3루수 쪽으로 향한 땅볼 타구는 봐도 아웃이 유력했으나, 빠른 발로 1루에서 접전을 만들면서 주력을 자랑했다.


4회말 2사 1루에서는 기어코 출루를 해냈다. 바깥쪽으로 승부하는 브래드 켈러를 상대로 김혜성은 스트라이크존 경계에 걸치는 공은 모두 쳐낸 끝에 7구째 시속 96.4마일의 직구를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다. 후속타 불발로 주루 능력은 보여줄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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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김혜성이 수비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KBO리그 시절 김혜성은 통산 325볼넷 623삼진에서 보이듯 끈질긴 승부를 하는 타자는 아니었다. 그보단 뛰어난 콘택트 능력으로 안타를 생산하는 유형이었고, 통산 3할 타자가 그렇게 탄생했다.

하지만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모든 것을 버리고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김혜성은 입단 공식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도전했을 때) 변화는 무조건 예상했다. 나는 내 문제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저스가 워낙 좋은 시스템을 가진 팀이다 보니 내 문제점을 잘 해결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부분이 딱 맞아떨어져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 타격폼을 촬영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이 있다. 그것을 보고 코치님과 대화를 나눈 후에 많이 수정하고 있다. 내가 야구하면서 문제점이 많다고 느꼈던 부분이 분석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정확히 나왔다. 그러다 보니 연습에서도 수월하게 따라간 것 같다"며 "모든 걸 바꾸고 있다. 이렇게 타격과 관련해 크게 변화를 준 건 4년 만이다. 야구라는 게 확률의 스포츠다 보니 (안타)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스윙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변화의 일면을 엿볼 수 있던 데뷔전이었다.

이날 다저스는 무키 베츠(유격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에디 로사리오(좌익수)-데이브 보트(1루수)-헌터 페두치아(포수)-김혜성(2루수)-달튼 러싱(지명타자)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일본인 우완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이에 맞선 시카고 컵스는 비달 브루얀(중견수)-마이클 부쉬(1루수)-모이스 발레스테로스(지명타자)-케빈 알칸타라(우익수)-니키 로페즈(유격수)-리즈 맥과이어(포수)-크리스티안 프랭클린(좌익수)-게이지 워크맨(3루수)-제임스 트리스티안(2루수)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코디 포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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