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25억 2+1 보장 계약했는데 "못하면 끝난다"라니... 2군까지 언급한 41세 노장의 품격 [오키나와 현장]

고친다(오키나와)=김우종 기자 / 입력 : 2025.02.2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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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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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이 24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야구장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나이를 먹을수록 못하면 끝난다는 강박감이 있다. 2군에서 계약을 연장하면 아무 의미가 없기에, 1군에서 계속 살아남아야 한다."

41세 노장의 야구를 향한 절실함이 느껴지는 발언이었다.


SSG 랜더스의 베테랑 노경은(41)의 이야기다. 지난 2003년 1차 지명으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노경은. 어느덧 프로 23년 차가 됐다.

2012시즌과 2013시즌에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우여곡절도 겪었다. 두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2022시즌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하자마자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잘하는 노경은이다. 2022시즌부터 매해 75이닝 이상 소화했다. 최근 3시즌 동안 194경기에 출전해 29승 15패 75홀드 평균자책점 3.18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2024시즌에는 생애 최초 및 역대 최고령 홀드왕 타이틀까지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KBO 리그 역대 최초 2년 연속 30홀드 기록 주인공. 그는 프로 통산 561경기에 출장해 86승 95패 86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86을 기록 중이다.

SSG는 노경은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했다. 올해 41세가 되는 노경은이었지만, SSG는 지난해 12월 노경은과 계약기간 2+1년, 총액 25억원(계약금 3억 연봉 13억 옵션 9억)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SSG는 "노경은이 평소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함께 팀의 베테랑으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많은 조언과 모범을 보여주는 등 선수단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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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시상식이 지난해 11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노경은이 홀드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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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사진=김진경 대기자
노경은은 올 시즌에도 SSG의 필승조로 활약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 1차 캠프 때부터 좋은 몸 상태를 보여줬다. 캠프 초반인 1월 말부터 최고 시속 143km를 찍었다. 경헌호 투수코치가 "(노)경은이는, 우리 팀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선수인데 던지는 모습을 보니 몸을 정말 잘 만들어왔다. 공이 제일 좋았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이제 SSG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지난 23일 오키나와로 이동해 24일에는 고친다 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노경은은 '베테랑의 마음가짐'에 관해 "그래서 이제는 오히려 나이를 먹으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어릴 적에는 내가 올해 조금 주춤해도, 구단에서 다음 시즌에 다시 기회를 부여하고 지켜봐 줄 수 있다. 그러나 (베테랑은)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못하면 끝난다는 그런 강박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강박감이 어쩌면 지금의 노경은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그러다 보니까 운동도 빼먹지 않고 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이 동기 부여로 작용했다"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구단과 2+1년 FA 계약을 맺으면서 최소 선수 생활 2년 연장은 보장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경은은 "일단 2+1년 계약을 맺어서, 2~3년 정도 (현역 생활을) 연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군에서 그걸 연장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1군에서 계속 살아남고, 뛰려면 1년, 1년씩 최선을 다해야 한다. 1년을 생각하고 활약한 뒤 1년이 끝났다고 하면 또 1년을 준비하고, 이렇게 1년씩 바라봐야 할 것 같다"며 절실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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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투수 노경은이 지난달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캠프에서 훈련에 나서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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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이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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