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SG 고명준이 28일 KT와 연습경기에서 안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지난해 리그에서 6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SSG 랜더스에선 최정이 이를 달성했다. 고명준(23·SSG)이 올 시즌 타선의 키플레이어로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 목표에 근접한다면 SSG 타선 무게감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고명준은 지난달 28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연습경기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이 5-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5로 무승부에 그쳤지만 완벽한 타격감을 뽐낸 고명준만큼은 이날의 확실한 소득이었다.
2021년 SK 와이번스(SSG 전신)의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은 고명준은 첫 3시즌 동안 단 5경기에만 나서며 제대로 기회를 받지 못했으나 지난해엔 106경기에서 타율 0.250(340타수 85안타) 11홈런 4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8로 기대를 높였다. 시즌 종료 후 연봉 협상에서도 무려 5000만원, 166.7% 인상된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고명준은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스타뉴스와 만나 "10점 만점에 1점이다. 만족 못한다"며 "시즌 전에도 부상 없이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끝날 때쯤 다쳤고 그 한 달이라는 시간이 엄청 컸다"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 |
고명준이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당시 강 코치는 "(고)명준이 같은 경우에는 매 턴 야간 훈련이 끝나면 밤에 찾아온다"며 "영상을 보면서 함께 피드백을 하는데 이제는 본인의 타격 자세에 대해 어느 정도 정립이 끝난 것 같다. 이제 경기에 나가서 투수와 싸울 수 있는 그런 플랜들을 정립하기 위해 방향성을 잡아주면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시작했지만 27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출루에 성공하더니 이날은 '타격기계' 같은 경기력을 뽐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고명준은 "두 경기를 했을 때 타이밍이 늦는 게 많았다. 오늘은 연습할 때부터 타이밍을 여유 있게 잡으려고 했다"며 "시합 때도 똑같이 결과보다는 과정을 신경 쓰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엔 좌측으로 향하는 타구가 대부분이었지만 타격 폼 수정 등을 통해 센터방면 타구 비율을 늘렸다. 이미 최고 시속 177㎞ 타구 속도를 기록할 정도로 타구에 힘도 실리고 있고 홍백전에선 만루 홈런도 터뜨렸다. 이날도 장타가 2개 나왔는데 중전 안타 2개에 우중간으로 밀어친 2루타도 나왔다.
![]() |
SSG의 주전 1루수 고명준. /사진=SSG 랜더스 제공 |
확신에 차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타격 코치님께서 제가 미리 당겨 놓고 치다 보니까 조금 경직되지 않나 여쭤보셨는데 그런 건 못 느끼겠다고 답하며 어떤 느낌인지 말씀드렸더니 계속 그렇게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타석에서 자신만의 확실한 느낌을 받고 있고 이를 이어가야 하는 게 확실한 과제가 됐다.
SSG의 고민거리 중 하나인 5번 타자 역할을 해소시켜줄 선수다. 최지훈-박성한-최정-기예르모 에레디아에 이어 고명준이 5번에서 잘 버텨준다면 뒤에 한유섬, 박지환, 정준재 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타선이 완성된다.
고명준은 "제가 작년에 또 다쳤기 때문에 항상 안 다치려고 생각하는데 올해는 안 다칠 것"이라며 "1루수들이 생각하는 30홈런-100타점이라는 수치도 이뤄보고 싶다"며 "확실히 야구는 위(1군)에서 해야 한다"고 웃었다.
그러나 들뜨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고명준은 "아직도 저는 1점이라고 생각한다. 시즌이 시작한 게 아니다"라며 "모든 선수들이 아무리 잘해도 만족은 못 할 것이다. 항상 아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더 잘하겠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 |
고명준이 28일 KT전 4안타 활약을 펼친 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