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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배찬승이 지난 2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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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삼성 감독(왼쪽)이 2일 KIA와 연습경기에서 호투한 배찬승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박진만(49) 삼성 감독은 3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진행된 자체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캠프 기간에 부상 선수도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또 우리가 캠프 시작할 때 계획했던 부분들이 잘 준비가 됐다"며 "그만큼 또 선수들이 준비하고 계획했던 걸 그 이상으로 해내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으로 올해 캠프는 여러 포지션의 선수층을 두텁게 만들고 뎁스를 강화시키는 걸 목표로 삼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뒤 세 번째 전지훈련이었지만 이번 캠프가 가장 만족감이 높았다. 박 감독은 "이번 캠프가 선수들의 집중도가 가장 높았던 것 같다. 감독 입장에서는 너무 기분 좋고 캠프 기간에 들어오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 때 스태프에서 주입식으로 시키든가 해야 하는데 이번 캠프는 그런 얘기를 하기 전에 선수단 자체적으로 집중도가 엄청 좋아졌고 선의의 경쟁에서도 본인들도 많이 느꼈는지 훈련 태도가 너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삼성은 시즌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결국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김영웅, 이재현, 이성규, 윤정빈 등이 완벽한 주전급 전력으로 도약한 게 가장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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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박진만 삼성 감독. |
올해도 부상 악령은 피하지 못했다.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을 시작으로 데니 레예스, 김영웅이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이창용까지 얼굴에 타구를 맞고 캠프 완주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삼성은 연습경기에서 3승 3패로 선전했다. 지난해 9경기에서 1무 8패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던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다.
박 감독은 "작년에 0승이었는데 이제 5할이 됐다. 연습경기지만 마지막에도 이기고 가서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일 KIA전에선 지난 가을 부상 이후 처음 실전 경기에 투입된 구자욱이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팀에 승리를 안겨 더 기쁨이 컸다. 박 감독은 "사실이다. 작년 저희가 포스트시즌 때 겪어봤지만 구자욱 선수가 팀에 있다는 자체가 힘이 되고 여러가지 시너지 효과도 많이 나타났다. 이제 투입됐으니 앞으로 몸관리를 잘해서 작년 시즌에 보여줬던 모습들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보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FA 최원태도 박 감독을 든든하게 했다. "후라도는 우리 팀에서 이미 몇 년 뛴 선수처럼 금세 팀 분위기에 적응한 것 같다. 예전에 함께 뛰었던 몇몇 선수들이 있는 것도 후라도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기량은 기대한 그대로이고 다른 선수들에게 조언도 많이 해준다"고 호평했고 최원태에 대해선 "역시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에 최적인 선수다. 캠프 기간 동안 오버페이스 하지 않도록 천천히 하라고 말해줬다. 새로 합류한 두 투수에게 당연히 기대가 크다"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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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경기에서 투구하는 후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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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원태. |
박주혁은 3차례 연습경기에서 2⅓이닝을 던지며 실점 없이 막아냈고 또 다른 MVP 배찬승은 이번 캠프 최대 수확 중 하나였다. 배찬승은 연습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특히 지난 2일 KIA전에선 세 타자를 KKK로 막아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박 감독은 MVP 배찬승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극찬했다.
박진만 감독은 전날에도 "찬승이는 작년 솔직히 마무리 훈련 때부터 기대를 했다"며 "그때 불펜 피칭을 잠깐 했는데 너무 오버 페이스 한 것 같아서 그 이후로 바로 중단시켰지만 그 기대를 계속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고 시즌에 들어가서도 기대가 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도환의 발견은 강민호의 백업 문제로 고민이 컸던 삼성에 큰 소득이다. 김도환은 연습경기 4경기에서 6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홍현빈은 6게임에서 12타수 6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밖에 야수 신인 삼총사도 눈길을 끌었다. 내야수 심재훈과 차승준, 외야수 함수호 등 4명의 신인은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주목 받았다. 당초 박진만 감독은 4명 가운데 차승준과 함수호를 오키나와 캠프 중반에 퓨처스팀으로 보낼 계획이었나 김영웅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기회가 생겼고 이들이 그만큼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1군 캠프를 완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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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야수 신인 삼총사 심재훈(왼쪽부터), 함수호, 차승준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박 감독은 "불펜 쪽이 제일 고민이 많이 된다. 기존 선수들은 부상만 없다면 엔트리에 들어가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작년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투수들도 있고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느끼기 때문에 시범경기를 통해서 어떻게 안정감을 찾는지 관찰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 회복도 변수다. 수술대에 오른 김무신의 복귀는 한참 기다려야하지만 김영웅과 레예스는 시즌 개막을 목표로 준비한다. 박 감독은 "부상 선수가 언제 복귀하느냐에 따라서 그 포지션에 층을 더 쌓아야 하나, 아니면 그 선수들이 복귀하면 층을 좀 얇게 해도 될까 그런 부분을 복귀 시점에 맞춰서 정리를 확실히 해야 될 것 같다"며 "김영웅은 지금 상태로는 (개막전 출전이) 괜찮을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5일 귀국한 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SSG와 시범경기 개막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