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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훈련 중인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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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다저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러닝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다저스 소식을 주로 다루는 미국 매체 다저스 네이션은 9일(한국시간) "LA 다저스의 2025년 스프링 트레이닝이 좋았던 만큼 몇 가지 약점도 나타났다"며 그 가운데 김혜성의 이름을 언급했다.
매체는 "오프시즌 핵심 영입 선수인 KBO리그 4회 골든글러브 수상자 김혜성은 미국 야구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KBO리그에서 8시즌 동안 뛰며 통산 타율 0.304를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타격을 뽐냈고 2루수와 유격수에서 모두 놀라운 수비를 펼친 김혜성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7시즌 연속 20도루 이상으로 엄청난 스피드도 뽐냈다.
지난 시즌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시장에 나온 김혜성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3+2년 2200만 달러(319억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인 만큼 주전 경쟁 전망이 밝지 않아보였으나 다저스는 '슈퍼 유틸리티'로서 활용하겠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주전 2루수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시켰다. 김혜성이 다저스의 주전 2루수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졌다.
스프링 캠프에서 직접 김혜성의 능력을 확인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만족감을 나타냈으나 시범경기에 들어서며 평가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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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와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러닝을 하는 김혜성. /AFPBBNews=뉴스1 |
2월 치른 6경기에서 단 1안타에 그쳤던 김혜성은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리며 기대를 뒤집는 듯 했으나 쉽게 반등하지 못했다. 6일 LA 에인절스전과 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도 안타 하나씩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선 경기 후반 출전해 1타수 1삼진으로 침묵했고 10일 애슬레틱스전에서도 선발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저스 네이션은 "김혜성이 시즌을 어디에서 시작할지 뿐만 아니라 마이너리그에서 MLB 경력을 시작한다면 누가 (대신) 로스터에 오를지에 대한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외야수 중에선 제임스 아웃맨을 손꼽으며 "아웃맨과 김혜성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저스는 외야와 2루에서 뎁스를 보강할 수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 의존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에게 적응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빼어난 수비와 주루 능력과 달리 KBO리그보다 평균 구속 5~10㎞가 빠른 MLB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격 능력에선 다소 의문 부호가 달렸는데, 예상대로 시범경기에서 홈런 하나를 제외하고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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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훈련을 하는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한 가지 기대를 품게 하는 건 구단 내부의 평가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9일 다저블루에 따르면 최근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분명히 항상 어느 정도 학습 곡선이 있다"며 "항상 직선적인 것은 아니므로 학습 곡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다른 선수들이 정말 강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1할 타자가 MLB, 그것도 우승팀에서 생존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다저스는 일본으로 떠나 3월 18일과 19일 시카코 컵스와 개막전으로 도쿄시리즈를 치른다.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기 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는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단 2경기 뿐이다.
남은 경기에서 커다란 반전을 써내지 못한다면 시차 적응의 부담을 안고 먼길을 떠나야 하는 도쿄시리즈에 김혜성의 이름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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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김혜성(왼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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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