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화 심우준이 10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4회초 2타점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
![]() |
타격을 준비하는 심우준. |
50억원을 들여 데려온 자유계약선수(FA) 심우준(30·한화 이글스)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사령탑은 두둔했지만 답답함을 달랠 길이 없었다. 평일 경기, 미세먼지가 자욱했던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굳은 믿음을 나타냈고 그는 결국 한 방으로 그동안의 갈증을 씻어냈다.
심우준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KBO 시범경기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활약을 펼쳤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KT 위즈에서 투수 엄상백(4년 78억원)과 함께 심우준(4년 최대 50억원)을 데려왔다.
당시 손혁 단장은 "심우준은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 가능한 꾸준함과 안정적인 수비로 내년 시즌 센터라인 강화의 주축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며 "피치클락 도입으로 인해 출루 시 상대 투수에게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팀에 다양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오버페이 논란도 있었다. 뛰어난 수비와 작전 수행 능력 등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나 타격엔 의문부호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통산 9시즌 동안 커리어 하이 타율은 0.287, 통산 타율은 0.254에 불과하다.
![]() |
지난해 11월 한화와 50억원 FA 계약을 맺은 심우준(오른쪽)이 박종태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그러나 2번째 경기에선 투수 땅볼, 유격수 땅볼, 2루수 팝플라이로 물러났다. 경기 후반 대타로 나선 하주석이 안타를 뽑아내 비교가 됐다. 마찬가지로 FA 자격을 얻은 하주석은 진통 끝에 1년 1억 1000만원에 계약한 유격수 자원이기 때문이다.
경기 전 심우준의 부진에 대한 질문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우준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지금 중심 타자들이 다 그렇다. 이게 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점점 타격감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다"고 두둔했다.
그럼에도 첫 타석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팀이 1-0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4회 1사 2,3루. 심우준이 다시 타석에 섰다.
관중석에서 한 관중이 큰 소리로 "이겨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지만 결국 본인이 극복해내야 한다는, 그럴 수 있다는 믿음의 한 마디였다.
![]() |
호주 멜버른 1차 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심우준.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해내야 한다는 50억원의 부담감을 스스로도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경기 후 심우준은 "시범경기 들어 안타가 안 나와 스스로도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며 "오늘 안타도 나오고 경기도 이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나의 적시타도 있었지만 우리 투수진을 비롯해 수비에서 잘 막아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홈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가 워낙 크다 보니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긴장도 됐다"면서도 "앞으로도 많은 안타로 팬 여러분들을 기쁘게 해드리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고 있는 심우준.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 |
안타 이후 1루로 뛰어나가는 심우준.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