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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함지훈. /사진=KBL 제공 |
현대모비스는 13일 오후 2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안양 정관장을 상대로 87-84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까지 KBL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4강 진출 확률은 92.6%(54회 중 50회)였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시리즈 승리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듀오 숀 롱(20득점)과 게이지 프림(19득점)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모두를 놀라게 한 건 함지훈의 활약이었다. 그는 이날 24분 1초를 뛰며 17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리바운드는 팀 내에서 가장 많았고, 득점은 양 팀 국내선수 통틀어 1위였다.
함지훈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장재석이 먼저 경기에 나선 가운데,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게임 중간중간에 고려할 것이다"라며 함지훈의 기용법을 예고했다.
하지만 함지훈은 자신의 활약 속에 예상보다 많은 출전시간을 가져갔다. 2쿼터 초반 코트에 투입된 함지훈은 영리한 플레이로 자유투를 얻어내고, 더블팀을 뚫고 득점을 올리면서 격차를 벌렸다. 골밑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기회를 창출했다.
특히 4쿼터는 함지훈을 위한 시간이었다. 시작부터 골밑 득점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고, 숀 롱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점수를 추가했다. 2차례나 역전 득점을 기록한 그는 수비에서 조니 오브라이언트를 막아줬다.
경기 막판에는 결정적인 리바운드 2개를 따내며 팀을 구해냈다. 85-84로 앞서던 경기 종료 19초 전, 이우석의 3점 시도가 림을 맞고 나올 때도 그는 볼을 잡아냈고, 결국 팀파울 자유투 2개를 받아내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정관장 박지훈의 마지막 풀업 3점슛이 튕겨나오자 이마저도 잡아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승리 후 조동현 감독은 "(프림과 숀 롱, 함지훈) 세 선수가 중심 잘 잡아줘서 좋은 결과를 냈다"며 특히 함지훈에 대해서는 "구심점 역할을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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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함지훈. /사진=KBL 제공 |
이날 함지훈은 시즌 평균(21분 11초)보다 많은 플레이타임을 기록했는데, 특히 막판에는 교체 없이 계속 코트를 지켰다. 조 감독도 "내가 빼지 못했다. 그 중요한 상황에 누구를 집어넣는다기보다 1차전 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중간에 고민했는데, 흐름 뺏길까봐 끝까지 밀어붙였다"고 했다.
함지훈은 "조니(오브라이언트) 선수를 막을 때 하도 잘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숀 롱이나 다른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최대한 막아냈다"고 밝혔다.
승리가 기뻤을 함지훈이지만, 베테랑답게 냉정한 모습도 나왔다. 그는 "상대 외국인 막는 건 더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며 과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브라이언트를 국내 선수가 맡을 때 숀 롱이나 프림이 도움 수비를 들어오는데, 열심히 하지만 원하는 위치로 안 들어올 때가 있다"며 "내일(14일) 얘기를 해서 원하는 수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함지훈은 디온테 버튼을 잘 막은 이우석에 대해서는 "워낙 잘 막아서 믿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함지훈은 통산 플레이오프 83경기에 출전, KBL 통산 1위를 지키고 있다. 5번의 우승 반지를 차지하는 등 여러모로 큰 경기 경험이 많다. 그래서인지 함지훈은 "개인적으로는 정규리그 경기처럼 마음 먹고 했다. 플레이오프라고 더 해야겠다 하면 역효과가 난다"며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플레이오프는 분위기 싸움이라 몸싸움이나 기본적인 거 밀리지 않게 미팅에서 많이 얘기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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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함지훈(가운데 아래)이 상대 수비를 뚫어내고 있다. /사진=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