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증명하듯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의 시상식에서 보여준 행동을 두고 네티즌들이 여러 추측을 내놓고 있다. 김기덕 감독이 시상식에서 관중들을 향해 뻗은 손 안에는 눈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감독은 이에 대해 "타인의 시선 뒤에 숨는다는 의미"라며 "영화를 본 사람만이 그 의미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던 것.
일부 네티즌들은 이 장면이 일본 만화에서 표절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거론되는 만화는 '기생수'와 '20세기 소년' 두 작품. 둘 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어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만화로, 두 작품 모두 '눈'이 등장하지만 그 의미는 전혀 다르다.
'20세기 소년'은 일본의 대표적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최근 연재작으로 1995년 옴진리교 사건을 모티브로 해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만화에서 '손등의 눈'은 세계를 지배하려는 우민당의 보스인 '친구'라는 존재를 상징하는 표식으로 등장한다. 어린 아이들이 장난처럼 만든 표식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세계를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나타내는 의미가 있다.
'기생수'는 자신이 먹은 인간으로 위장하고 살아가는 외계인이 실수로 한 소년의 오른팔에 결합되면서 한 개체 내의 이종 생물로 공생하는 내용으로, 손 안의 눈은 '기생수'라는 개체의 사물을 보는 눈이다. 따라서 김기덕 감독의 어떤 철학적 의미와는 거리가 먼 셈.
이를 두고 nknigh*s, bjrew11*6, burberry*01, 99me*el 등의 네티즌들은 김기덕 감독의 '손 안의 눈'에 대해 '친구'의 심볼과 비슷하다고 지적했고, rockhowa*d 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저 손바닥은 기생수의 한 컷이네요" 라며 만화 '기생수'와 비교했다.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네티즌들도 많았는데, ralan* 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기생수는 기생수고 빈 집은 빈 집" 이라며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그 외에 '판타지마스터'라는 보드게임의 게임 카드 이미지나 프리메이슨의 '전시안', 이집트에서 월드컵 로고에 넣기도 했던 고대신 '호루스'의 눈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각각의 이미지를 비교하면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그 유래나 심볼의 뜻은 전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 영화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여서 한 장면을 두고 논란이 분분했지만, '빈 집'의 시나리오를 통해 확인한 '손 안의 눈'은 일본 만화 등 비교된 여러 가지 '눈'들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 '눈'과 "타인의 시선 뒤에 숨는다"는 의미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밝혀지는데, 그 답은 10월 15일 영화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