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진영 "비(雨)의 향기가 난다고요?"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4.11.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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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구미호외전'의 주제곡 '닮은 사랑'을 부른 가수 서진영(사진)이 앨범을 발표했다.

서진영은 지난 2002년 19세때 데뷔 앨범 '러브레터'를 발표했지만 한 달 만에 활동을 접는 아픔을 겪은 뒤, KBS '여름향기' '고독' 등 드라마 OST를 통해 목소리를 알려왔다.


첫 앨범은 대중의 주목을 받을 기회조차 없었지만, 그녀의 팬 카페에는 6000명이 넘는 팬들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서진영을 기억하는 일부 팬은 인터넷 경매에 나온 1집 '러브레터'를 9만원에 구입하는 등 짧은 경력에 비해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아왔다.

이번 앨범은 열렬팬의 꾸준한 1집 재발매 요청을 받아 들이고, 또 여러 OST앨범에 흩어져 있던 자신의 노래를 모아야겠다는 의지에서 발표한 1.5집 형식의 스페셜 앨범. 'the BEST'라는 이름도 그동안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발표된 노래들 중에 골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재학중인 서진영은 21살이라는 나이에 비해 생각은 꽉 차있었다. 어린 나이에 맛본 좌절과 실패는 서진영을 성숙하게 키웠고, 가치관을 바꾸었다.


서진영은 "어린 나이에 가수 데뷔한 것은 일찍부터 음악계에서 인맥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됐고, 또 일찍 경험한 좌절과 실패는 성공에 대한 욕심과 희망을 더욱 크게 품게 했다"고 말한다. 또 "그때 잘됐으면 지금 많이 건방져졌을 걸요"라며 미소짓는다. 내성적이었던 성격도 성공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게 됐고,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슬픈 노래를 좋아 한다"는 서진영은 "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들을 땐 기분이 매우 좋다. 혹자는 내 노래에 한이 서려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3년간 마음고생한 것이 노래에 표현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을동화' 겨울연가'를 연출한 윤석호PD는 "서진영의 목소리는 비(雨)의 향기가 난다. 어린 나이지만 인생을 알고, 사랑을 아는 목소리다"고 평가했다.

서진영은 애초 가수가 되기보다는 가수를 키우는 프로듀서나 제작자를 희망했다. '키워내는 일'이 더 보람 있다고 생각했던 것. 이런 '독특한' 사고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엉뚱하고 기발한 말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일본의 아이돌 스타와 같은 외모에 서진영은 그러나 무대에 서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어필하고 있다.

'the BEST' 앨범의 타이틀곡 '닮은 사람'은 트랜스팝 계열의 노래로, KBS 드라마 '구미호외전' 주제곡으로 사용됐으며 전자 바이올린의 긴장감 넘치는 멜로디가 서진영의 강약을 넘나드는 보컬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빠른 비트의 곡으로는 드물게 애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서진영은 스스로 "서진영스럽지 않고 몽환적이면서 섹시한 노래"라고 소개했다.

'닮은 사람'외에 드라마 '여름향기'의 삽입곡 '어쩌면', 드라마 '고독'의 삽입곡 '나는 아닌 거니' '구미호외전'의 '달빛처럼' 등이 수록됐으며 'For you' '처음이에요' '첫 느낌'등 1집 수록곡도 함께 담았다.

서진영은 작곡에도 재능을 보였다. 1집에도 다수의 자작곡을 수록했으며 그 중 열아홉살때 걸그룹 SES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To my best friend'를 수록했다. 서진영은 애절한 R&B 발라드를 부르지만 작곡은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스타일의 댄스곡을 주로 작곡한다.

서진영은 "지금은 OST로 이름이 더 알려져 있지만, 서영은 선배처럼 'OST의 한계'를 극복하는 정상급 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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