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 박지만씨가 10일 한국 정치사의 최대 분기점이라 할 만한 '10.26 사건'을 소재로 제작한 영화 '그때 그사람들'(임상수 감독, 강제규&명필름 제작)에 대해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박씨 측에 따르면 "영화 '그때 그사람들'이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소장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김재규에 의한 박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주요 모티프로 해서 픽션을 섞어 만든 이 영화의 내용이 점차 공개되면서 아버지의 죽음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박씨측에서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박씨의 누나인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대표로 정치권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점도 아버지의 황망한 죽음이 그려지는 영화에 큰 거부감을 느껴 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한석규, 백윤식이 '투톱'으로 출연하는 이 영화는 모든 과정을 비밀에 붙인채 지난해 9월 첫 촬영을 시작해 12월초 촬영을 마쳤다. 제작진은 국내 영화사상 처음으로 10.26 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정치적 해석을 우려, 제작과정을 전혀 언론에 알리지않고 촬영을 완료한 후에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