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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 ‘돈텔파파’는 드라마 ‘대장금’ 이전에 찍어둔 영화거든요. ‘대장금’에서 왕 행세를 하면서 이 영화가 개봉할까봐 어찌나 속이 타던지…. 대장금 이후에 개봉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장금’의 위엄있는 중종으로 명성을 날린 탤런트 임호가 당시 속이 까맣게 탄 사연을 공개했다.
오는 31일 막오르는 KBS 1TV TV소설 ‘바람꽃’에 남자 주인공으로 나오게 되는 임호는 지난 20일 이 작품 제작발표회장에서 지난해 히트작 ‘대장금’에 얽힌 뒷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제가 트랜스젠더 역으로 나오는 ‘돈텔파파’는 한번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 출연한 작품인데 개봉을 늦추면서 맘고생을 꽤나 했지요. 그리고 이제야 말인데 ‘대장금’ 하면서 지진희씨와 저는 한상궁(양미경)이 인기를 얻으면서 안 돌아가셔서 이제나 저제나 우리가 관심을 받을까 기다려야 했죠.(웃음)”
‘축구선수가 골 넣었다고 해서 퇴장하지는 않으며 드리블과 헤딩을 계속 반복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비유로 코믹연기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은 임호는 같은 맥락에서 왕 배역도 다시 맡겠느냐는 질문에는 상당히 대답을 골랐다.
“하지만 사극은 되도록 신중하려고요. 저 말고도 ‘왕’ 역할을 잘해주실 분들이 충분히 많이들 계시기도 하고요. 저 처음에 왕으로 나왔을 때는 여러 선생님들께 욕 꽤나 먹었거든요. 저도 제가 왜 왕이미지가 굳어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바람꽃’에서 집안의 식모 영실(홍은희)을 사랑하면서도 결국 자신에게 돌진해오는 맹렬여성인 그녀의 동생 정님(김성은)과 맺어지는 형주 역을 맡게 되는데 그는 실제로도 자신에게 적극적인 여성을 좋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배역 자체보다는 70년대를 주배경으로 하는 ‘TV소설’ 장르가 맘에 들었어요. 그 시절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강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
아울러 부친인 극작가 임충의 영향 탓인지 방송 후 무조건 좋았다는 반응을 보내는 모친의 뜨거운 격려가 방송활동의 큰 에너지가 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