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하가요제 대상 스윗소로우, 날개 활짝 펴다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5.11.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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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개성으로 똘똘뭉친 네 남자가 함께 한 시간만큼 더해진 음악의 깊이를 담아 가요계에 조용히 발을 내디뎠다. 음악을 사랑했기에 겪어야 했던 젊은 날의 달콤함과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스윗 소로우(Sweet Sorrow)라는 이름으로.

최근 1집을 발매한 스윗 소로우는 네 명의 멤버 모두가 연세대 남성합창단 '글리' 출신으로, 지난해 열린 16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대상을 받은 실력파 그룹이다. 김영우, 송우진, 성진환, 인호진(사진 왼쪽부터), 이 네 남자의 목소리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 내는 음악이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스윗 소로우가 여느 그룹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가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음악을 사랑했고, 선택했으며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과감히 자신을 내던졌다. 그래서였을까? 그들은 아직도 2002년, 그 해 여름을 기억하고 있다.

"2002년 7월15일은 우리 손으로 처음 마련한 작업실에 입주한 날이에요.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 월세였지만, 우리만의 음악공간이 마련됐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어요.

물론 작업실 환경이야 무척 열악했죠. 방음벽을 우리끼리 만들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기고, 2층 사는 수험생 어머니가 '내일 모레 기말고사라며 하루만 참아달라'고 우리에게 부탁하시기도 하고요."


스윗 소로우는 소위 말하는 빵빵한 뒷받침은 없었지만 열정 하나로 배고픈 음악을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만큼은 남다르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유재하 가요제 문을 두드렸다.

"대학가요제를 통해 이상미가 많은 주목을 받았죠. 하지만 유재하 가요제는 방송조차 되지 않다보니 대상을 받은 후에도 달라진 점은 없어요. 이미 예상한 일이었지만, 우리가 유재하 가요제 출신 가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도전하는데 큰 의미를 뒀어요."

대상을 받은 후 어느 언론도 이들에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스윗 소로우는 자신들의 음악이 인정을 받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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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으로 무장한 스윗 소로우는 음반을 내기 위해 기획사들을 찾아다녔다. 쉽지는 않았지만 이들만의 음악을 높이 평가해 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스윗 소로우는 유재하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곡 '스윗 소로우'를 타이틀로 1집 음반을 냈다.

"앨범에 담긴 모든 곡을 우리 손으로 만들었지만, '스윗 소로우'는 더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곡이에요. 정도 더 가고, 지금의 우리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곡이라 타이틀로 정했어요."

누구의 도움없이 시작한 음악, 그래서 행복했지만 가끔은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던 스윗 소로우. 음악할 수 있는 환경이 조금 나아지길 바라는 작은 소망으로 첫 앨범을 내놓았다.

"혼자 있었다면 힘든 시기 버틸 수 없었겠지만, 우리는 넷이 스윗 소로우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에요. 그만큼 부딪힐 때도 있겠지만, 이제는 서로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돼요. 앞으로는 작은 공연도 자주하고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싶어요."

<사진 =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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