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미시스 "클래시컬 팝 록을 아시나요?"

데뷔앨범 '베르사이유의 장미' 발표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6.03.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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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이미 2만 명의 팬카페 회원을 보유한 록 밴드 네미시스(Nemesis)가 데뷔앨범을 발표하고 가요계에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네미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복수의 여신으로, 이길 수 없는 없는 절대강자를 뜻한다. 록 밴드 네미시스는 ‘록의 최강자’를 꿈꾸며 지은 이름. 보컬 노승호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남 통영고등학교 동창생들인 네미시스는 멤버들이 각기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는 바람에 밴드활동을 일시 중단했다가 2000년부터 다시 모여 언더 무대에 오르면서 록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네미시스는 2001년에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최고 록밴드로 자리를 잡으며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일본의 비주얼 록그룹을 연상케 하는 외모에 귀에 쏙 들어오는 자작곡으로 수 만 명의 팬을 사로잡았다. 지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록밴드 버즈도 이 무렵 클럽 등지에서 함께 활동했다.

네미시스는 언더 무대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2003년에 데뷔 앨범을 기획했다가 당시 보컬이 조금 약하다는 생각과 함께, 곡의 완성도도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에 메이저 시장에의 데뷔를 미뤘다. 이 무렵 버즈는 음반을 내고 인기밴드로 성장해갔다. 그러나 새로운 보컬을 영입하는 동안 팀 리더 하세빈이 유명 록그룹 이브에서 활동하면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하세빈은 ‘아시아 스타’ 비와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동기생.

네미시스는 오디션을 통해 2년 만에 팀 색깔에 맞는 보컬을 영입하고 지난해 10월 데뷔앨범을 발표했지만 소속사 문제로 전혀 활동을 하지 못하는 불운을 맞게 됐다. 하지만 이들의 실력을 눈여겨 본 세계적인 음반사 소니BMG가 이들과 음반 계약을 맺으면서 최근에야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팬클럽의 든든한 지원 속에 일체의 홍보 없이도 이미 약 2만장의 음반판매량을 기록했다.


네미시스가 추구하는 음악은 ‘클래시컬 팝 록’이라는 특이한 장르. 이는 록 음악에 36인조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웅장한 클래식 사운드를 입혀 클래식의 화성이 강하지만 어렵지 않고 대중적이다.

데뷔곡은 ‘베르사이유의 장미’.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동명의 만화를 보고 모티프를 얻은 곡으로, ‘클래시컬 팝 록’의 요소가 가장 짙어 네미시스의 색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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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들으면 어디선가 들어본 듯 귀에 익다. 이 곡은 2003년께 이미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었다. 네미시스는 이 노래를 정식 음반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음악사이트 밀림, 멜론을 통해 음원을 공개했고,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식 노래가 아닌 데모곡이 1위를 차지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

“공연을 앞두고 관객이 자신들의 노래를 모르면 공연이 너무 재미없어할 까봐 팬들을 위해 팬카페에 음원을 올렸다가 퍼져나갔다. 어디서 들은 듯한 것은 이런 이유일 거예요.”

앨범 발표에 앞서 지난해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던 ‘조각사랑’은 1년째 각종 음악사이트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며 ‘자각몽’ ‘Quean’ 등도 이미 언더에서 인기를 얻었던 트랙이다.

12번 트랙 ‘솜사탕’은 베이시스트 최성우가 부른 곡으로, 경상도 사투리로 노래해 특이하다. 개성 있는 곡을 위해 사투리 가사를 고안했으며, 네미시스의 클래시컬 팝 록과 벗어난 장난기 넘치고 귀여운 노래여서 공연에서 인기가 높다. 네미시스는 클래시컬 팝 록을 추구하지만 이 장르만 수록하다보면 자칫 음반이 우울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솜사탕’ 같은 경쾌하고 밝은 곡을 비슷한 비율로 수록했다.

보컬 멤버와 매니지먼트의 문제로 메이저 데뷔가 늦어진만큼 네미시스는 각오도 남다르다.

“앞으로 방송활동도 많이 하고, 공연도 더욱 열심히 해서 얼굴을 많이 알리고 싶어요.” <사진=최용민 기자 leeb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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