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그룹 플라워의 고유진이 '완전' 달라졌다. 2인조에서 솔로로 '외모'를 바꾼 것은 물론 음악적 색깔도 기존에 알던 '플라워표 음악'이 아니다. 최근 발표한 솔로2집 '마이 로맨틱 라이프(My Romantic Life)'는 '고유진이 맞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궁금하다. 고유진이라는 가수가 갑자기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고유진은 "변신이 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무래도 록음악을 하다 보니 전에는 노래 부를 때 힘을 많이 줬지만 이번에는 편안하게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다"며 이번 앨범을 통한 변신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그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김신일도 고유진에게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독려하며 이번 앨범에 적극 참여했다.
"음악이 많이 달라져 사실 걱정했어요. 분명 팬들이 내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욕심을 버렸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고유진이 바뀌었는데 괜찮다'는 평만 들어도 성공이라 생각해요. 사실 대중적 스타가 되는 것보다는 보컬리스트로서 한 단계 성숙했다는 말이 듣고 싶어요."
그만큼 그에게 이번 앨범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음악적 성숙을 팬들에게 평가받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그런 각오 덕택에 고유진은 '솔직한 소리'를 담았다. 물론 음악적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의 아쉬움도 있다. 플라워의 전 멤버 전인혁이 빠지면서 강렬한 기타 사운드가 사라졌다.
"인혁이의 강렬한 기타 사운드가 없는게 아쉽지만 이것 또한 변화의 한 부분이에요. 이번 음악은 기타, 건반 등 모든 음악에 절제의 미를 담았어요. 어느 하나가 튀지 않도록 조절을 했죠."
그의 설명처럼 2집 타이틀 '에브리데이(Everyday)'는 어떤 악기도 튀는 느낌이 없다. 몽롱한 느낌을 살린 건반의 연주에 달콤한 고유진의 목소리가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그동안 선보였던 거친 남성적 목소리에서 이제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묻어난다. 그렇다보니 팬들의 반응도 각양각색.
"한번은 플라워 때부터 팬이셨던 분이 '그냥 노래 잘하는 신인이 나온 줄 알았다'고 하셨어요.(웃음) 내가 들어도 '나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런데 이런 변화가 너무 좋아요.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을 얻은 느낌이에요."
1번 트랙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는 이번 앨범에서의 변화가 가장 잘 드러난 곳으로, 나른하면서도 중독성이 강하다. 3번 트랙 '쉬즈 크라잉(She's Crying)'은 고유진의 변화된 창법을 가장 잘 살렸다. 남성의 목소리 안에 여성성이 스며든 듯한 창법이 듣는 이의 가슴에 묘한 울림을 준다.
고유진은 이번 앨범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이라고 자평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음악에 빠져드는 것을 느꼈어요. 그만큼 즐길 수 있는 음악이에요"라고 강조했다.
"인혁이와 2인조로 활동할 때의 밴드 음악과 솔로로 하는 음악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솔로로 나와 변화가 있지만, 그만큼 편한 음악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사진 =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