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남성진은 부쩍 수척해져 있었다. 그는 한 3주간 연극연습을 통해 살이 절로 빠지고 있다고 했다. 남성진은 다음달 4일부터 인기연극 ‘아트’ 시리즈 ‘유쾌한 연극 아트’(~7월2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에서 피부과의사 수현으로 분할 예정. 지난해 ‘클로저’에 이어 두 번째 연극무대다.
“‘아트’는 많은 배우들이 못해서 안달하는 작품인데 운좋게 저에게 왔어요. 연극은 곧 공부라 1년에 한편 정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예전에 정보석 선배님이 출연한 ‘아트’를 보고 감탄했다”는 그는 “이 연극은 별다른 장치 없이 배우 몸뚱이 하나로 끌고 가 치부가 바로 드러나요. 겁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절로 일지요”라고 출연이유를 들려줬다. 프랑스 야스미나 레자 원작의 이 연극은 백지 그림을 놓고 벌이는 세 친구의 갈등을 그린 작품.
사실 남성진이 연기를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부모 남일우 김용림이라기보다 연극. 고교 때부터 은근히 연기에 끌렸지만 김갑수가 출연한 연극 ‘아일랜드’를 보고 연극영화과 진학의 뜻을 굳혔다고 했다.
“원래는 심리학과에 가려고 했어요. 연극영화과의 '도떼기시장', 군대시스템 같은 집단생활을 통해 제 성격이 바뀌고 사람이 됐어요. 배우가 안 됐다면 지금쯤 어디 연구소에 처박혀 지독히 사회성 없는 인간이 됐을 거예요.”
◆‘보고 싶은 얼굴’로 스크린 첫 진출
얼마전 남성진은 데뷔 10여년 만에 처음 영화 ‘보고 싶은 얼굴’로 스크린에 진출하기도 했다. 영화 ‘파이란’의 작가 김해곤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그는 술집에서 일하는 애인을 둔 건달 역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순전히 캐릭터 때문에 선택했어요. 나에게 좀 안 맞더라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었거든요. 극중 이렇게 욕을 많이 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드라마 ‘전원일기’의 바른생활맨 영남 이미지는 부인 김지영의 ‘복길이’이라는 타이틀 못지 않게 내내 짐스러웠단다. 또 앞으로 영화에서는 TV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투덜이 스머프’ 나를 개조한 부인 김지영
한편 요즘 붐을 타는 2세 연예인. 당사자인 그의 경험은 어떠할까?
“2세들은 무척 피곤하고 힘들어요. 일단 생김새부터 비교 당하잖아요? 데뷔 초에는 이 때문에 하도 성질이 나서 연기를 때려치우려고 했던 적도 있었죠. 연기는 타고 나는 것도, 부모가 가르쳐준다고, 또 따라한다고 되는 게 아니예요. 철저히 본인 노력 여하에 달렸죠.”
말난 김에 3세 연예인 계획은 없는지를 통해 아기 소식을 에둘러 물었다.
“올해 아기를 가져 내년쯤 낳고 싶은데 어디 계획대로 되나요? 일단 (김)지영이가 현재 출연중인 MBC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가 끝나야 될 것 같아요. 몇 명을 낳을지 아직 모르겠지만 하나만 낳으면 연예인 만들기가 쉽지 않겠지요. 굳이 안 시키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또 부인 칭찬 좀 해보라는 요구에 남성진은 “우선 지영이는 밝고 긍정적이다. 고민을 오래 안하고 절대 인상 쓰는 법이 없다. ‘투덜이 스머프’라는 별명이 붙었던 나까지 덩달아 긍정적이 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지영은 온가족의 홍보기획팀장. 갖가지 모임을 잘 관리(?)해 지난해 ‘클로저’는 물론 근래 처남 김태한이 주연한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관객몰이의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웠다. <사진제공=악어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