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클리닉..', 알고보니 스타PD 등용문

김태은 기자 / 입력 : 2006.10.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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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을 통해 수많은 프로그램이 재방송되고 있지만, 그중 몇몇 인기 아이템은 꾸준히 반복 방송되는 경향이 있다. 그중 하나가 KBS에서 제작한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다.

사람살이의 근본 중 하나가 가정을 꾸리고 부부가 돼 살아가는 일이기 때문일까. '사랑과 전쟁'은 1999년 10월 첫방송 이래 7년째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베스트셀러다. 실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꾸몄기 때문에 리얼리티가 높아 기혼자들은 공감하면 볼 수 있고, 아직 미혼인 시청자들에게 간접체험이 장이 되기도 한다.


드라마 형식이지만 드라마국이 아닌 예능국에서 기획돼 예능 PD들이 연출을 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그 때문인지 출연자들의 다소 과장된 듯하면서도 솔직한 연기, 단순한 플롯이 시청자들에게 흡인력을 발휘한다.

현재 케이블채널 리얼TV에서 재방송중인 '사랑과 전쟁'을 보다보면 때때로 결론보다는 과정에 충실한, 드라마적 완성도가 높은 에피소드를 만나게 된다. 하나의 단막극으로 내세워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이러한 작품 중에는 드라마국에서 파견나간 드라마 PD들이 연출을 맡은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KBS '상두야 학교가자', '미안한다 사랑한다'를 통해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고 11월 방송예정인 '눈의 여왕'을 촬영하고 있는 이형민 PD. 또 KBS '꽃보다 아름다워'와 창사특집극 '유행가가 되리'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현재 '황진이'를 연출하고 있는 김철규 PD도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최근 큰 호평을 받고 있는 KBS 4부작 '도망자 이두용'의 한준서 PD도 이 프로그램을 여러편 맡아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력을 닦았다.


지난 2일 자정 리얼TV를 통해 방송된 '여성호르몬을 지켜라'(2002년 9월 21일 KBS 첫방송)편은 이형민 PD의 작품.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을 휩쓴 배우 정경순이 드라마를 이끌며 눈을 뗄 수 없는 호연을 펼쳤다.

정경순이 아버지로부터 가구점을 물려받은 부잣집딸 나공주라는 철없는 아내로로 분했고,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이두일이 3살 연하의 남편을, 지난 6월 세상을 뜬 고 한영숙의 이두일의 어머니로 등장했다.

나공주를 그야말로 약간 천박한 듯 하면서도 순진하고 공감가는 인물로 그려낸 것은 정경순의 힘이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후 거울을 바라보며 눈화장을 하는 모습에서는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시어머니도 싫다, 청국장 냄새도 싫다, 요란한 투정을 부려 이두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시장에서 청국장 음식을 파는 여인에게 눈길이 향하게 하는 악역이라면 악역인 역이다. 그러나 단순히 늙는 것이 싫어 몸부림칠 뿐 외도의 마음은 없다. 마음 한켠으로는 순수하고 듬직한 남편을 지지하는 입체적인 모습을 그렸다. 이두일 역시 시장통 여인에게 이끌리게되는 모습을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한편 이형민 PD는 '사랑과 전쟁'과의 인연으로, 조정위원회 장면에 고정 등장하고 있는 판사 역의 신구, 조정위원 역의 정애리를 자신의 미니시리즈 단독 연출데뷔작 '상두야~'에 출연시키기도 했다. 신구는 '미안하다 사랑하다'에도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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