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필름 "유재하 음악 승계하고 싶어요"

2집 '난 A형이잖아' 발표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6.12.0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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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필름(본명 황경석)의 음악은 추운 겨울날, 창가로 스민 따사로운 햇살 같다. 눈 감고 조용히 더 필름을 노래를 듣고 있으면, 아늑하고 따뜻한 질감의 그림들이 감은 눈 속에 펼쳐진다. 예명을 ‘더 필름’이라고 지은 것도 ‘눈을 감으면 영화처럼 스쳐 지날 수 있게’라는 의지에서다. 더 필름은 “사람들에게 ‘듣는 음악’으로 감동을 주고 싶다”고 했다.

더 필름은 2004년 봄 한 차례 음반을 낸 중고신인. 당시 데뷔곡 ‘괜찮아’는 온라인 배경음악과 라디오 차트를 휩쓸었지만 음반활동을 하지 못해 결국 노래만 알리고 이름은 알리지 못하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괜찮아’는 2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라디오에 꾸준히 방송되면서 2집을 다시 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우연히 인연이 닿게 된 한 음반기획자의 부탁으로 ‘얼마나 널’을 쓰게 됐고, 이를 김형중이 부르면서 히트곡이 됐다. 이후 여러 곳에서 곡 섭외를 받고 작업하던 중 영화 관계자의 눈에 띄어 지난 11월 말 개봉한 한석규 김지수 주연의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에 2집 수록곡 ‘요즘 말야’가 삽입됐다.

피아니스트 이루마는 더 필름의 노래를 듣고 반해 무작정 미니홈피를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용감하게’ 1촌신청을 했고, 곧 두 사람은 친구가 됐다. 이루마는 더 필름의 이번 앨범에 피아노 솔로곡 ‘Childhood Memory’를 선물했을 뿐만 아니라 ‘일산호수공원’에서는 듀엣을 이뤄 노래까지 불렀다.

더 필름은 90년대 후반 인기를 얻었던 하수빈이 음반 레이블 ‘라 스텔라’를 설립하고 처음 선보이는 가수다.


타이틀곡은 ‘난 A형이잖아’로, 한번만 들어도 저절로 흥얼거리게 돼 시쳇말로 ‘중독성 있는’노래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게 된 미련할 정도로 착한 남자의 이야기가 부드럽고 따뜻한 멜로디에 버무려있다. ‘눈물이 앞을 가려’는 연인과 헤어지고 서럽게 울던 친구를 떠올리며 만들었고, ‘공중전화기와 호출기’는 90년대 삐삐와 공주전화 세대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더 필름의 음악은 유재하에 대한 동경에서부터 시작됐다. 고교시절 신문부에서 학생기자로 활약하며 유재하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대학 진학도 유재하가 다니던 한양대(신문방송학과)로 했다. 2001년에는 유재하가요제에 출전해 동상을 수상했다.

“유재하에 가장 충실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재하 조동익의 음악을 승계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유재하스러운 음악을 이어가는 계승자로 인정해 주는 네티즌이 있었는데, 너무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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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필름은 어린시절부터 사람들에 감동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 기자나 소설가, 목사 등의 직업을 꿈꿨다고. 기자가 되고 싶어 전공을 신문방송학을 택했지만 자신은 노래하는 재주가 더 있어서 가수가 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더 필름은 글재주도 뛰어나 소속사에서는 이미 에세이를 출간할 계획을 세웠다. 가사를 써둔 것에 곡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옆에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더 필름은 “오래 들어도 때 타지 않고, 오래 들어도 언제나 듣기 좋은 음악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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