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SBS '긴급출동SOS24' 정희선 작가, 허윤무 팀장, 김일중 아나운서ⓒSBS |
실제 피해자들이 학대 당하는 모습을 방영해 선정성 논란을 부른 SBS '긴급출동 SOS24' 제작진이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1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SBS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프로그램의 책임프로듀셔인 허윤무 SBS프로덕션 제작3팀장은 "시청률은 호응의 정도라고 생각한다. 저희한테 걸려온 제보에서 구출해야할 사람들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자극적이라고 하지만 폭력현장의 적극적 개입, 피해자와 가해자를 함께 솔루션하는 등 나름의 매뉴얼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팀장은 "현장에서 PD들이 이 상황에서 개입을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을 한다. 제작진만 있을 때 개입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솔루션 위원들, 공권력까지 개입한다"며 "가해자들이 충동조절장애가 있어 더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과 같이 개입하고, 신고를 먼저 해서 상황을 종료시킨다"고 설명했다.
허 팀장은 현장에 나갔다가 실제 코뼈가 휘어지는 부상을 당한 연출 PD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는 "폭력상황을 말리다가 코를 맞아서 코가 휘어졌다. 그런 채로 일하고 있다. 경호원도 다 있었는데 돌발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고소할 수도 없지 않느냐"며 고충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김일중 아나운서도 "늙은 노모를 때리는 중년의 딸을 찾아갔는데, 흥분돼있는 상태라 인터뷰조차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낫을 휘두르더라"며 "인터뷰를 신청했는데 낫으로 신발을 찢고 옆에 있는 물건들을 막 던지더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1월 30일 방송된 손녀를 묶어 키우는 할머니 케이스 역시 제작진이 말리지 않았다는 시청자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허 팀장은 "그 경우도 할머니를 가해자로 칭하긴 그렇다. 할머니도 원치 않는 양육을 맡아서 아이 둘을 키우면서 4년간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먼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집에 잠입을 해서 여자 PD가 가서 취재를 했는데 그 과정 속에서 네티즌분들이 제지를 안한 거 아니냐고들 하는데 그런 상황이 초기 개입단계로 중요한 단계 중의 하나인데 제지를 하다가 고소를 당한 적도 있다. 때릴 때 확 잡아챈다던지 할 수는 없다"며 딜레마를 털어놨다.
이 프로그램이 자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정희선 작가도 "제작진의 진정성을 봐달라"며 "항상 사례자들에게 어떤 솔루션을 제공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진정성을 믿어주면 문제제기가 안될텐데 가해자분들이 제작진이 오버를 했다든가 하는 글을 올리면 그것을 기사화를 해 진정성이 의심받는 부분이 생겨서 속상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출진 9명, 조연출, 자료조사요원까지 합하면 35명쯤 되는 대규모 팀인데 술을 마시면 '정신병원 가야하는 건 우리다'라는 얘기를 하곤 한다"며 "가해자 피해자 사이에서 힘든 때가 많다. 그들과 같이 해결하려고 해결점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허 팀장은 "폭력이라는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는 것보다는 학대라는 것에는 정서적인 것과 방임, 돌보지 않는 것, 의료적 지원해야하는데 하지 않고 아이를 내버려둔다던지 하는 것이 학대라는 개념으로 바뀌어져 간다"며 "앞으로 정서적 학대와 방임을 더 강조해서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