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살아있는 동안엔 영화만 해야지"

100번째 영화 '천년학' 개봉 앞둔 임권택 감독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7.03.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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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임권택 감독에게 붙이는 '세계적인 거장'이란 수식어는 입에 발린 말이 결코 아니다. 그는 수십년을 영화와 함께 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내놓은 한국영화계의 산 증인이며 한국인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표현한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외의 존경을 받고 있는 감독이다.

그의 100번째 연출작 '천년학'이 오는 4월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자칫 영화가 제작되지 못할 뻔한 곡절 끝에 만나게 된 그의 새 영화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따스한 3월의 오후, 서울 삼성동 영화사 사무실에서 만난 임권택 감독은 "처음 개봉할 때나 설레고 떨리고 그렇지, 지금쯤 되면 그렇지도 않다"며 여유롭게 말한다.

그러나 인터뷰의 첫 마디에서부터 무엇보다 흥행이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놓는 모습에서는 침체된 한국영화의 현실이 읽혔다. "지금껏 영화만을 해왔고, 생이 다 하는 날까지도 영화밖에는 할 것이 없다"는 한국이 낳은 거장과의 인터뷰. 그 일문일답이다.

-100번째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계신다.


▶남다른 거 있나. 다만 흥행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흥행 얘기부터 꺼내는 이유는.

▶판소리가 중요하게 쓰인다. 요즘 세대가 판소리에 관심을 갖겠냐는 생각들이 있다. '서편제' 때도 그런 의구심이 있었는데 잘 됐다. 이제 그 때부터 십몇년이 흘렀다. (요즘 관객들이)그 때 세대와는 또 다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판소리가 정적이고 느린 것은 아니다. 그 자체가 두 주인공들의 삶과 꽉 맞물려 극적으로 상승해간다. 젊은이들이 어떻게 볼 지에 상당히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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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대략 관객이 얼마나 들었으면 생각하시는지.

▶그렇게 해서 맞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웃음) 그냥 잘 들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가 사회에 기여하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젊은 세대는 잘 모르는, 우리 한국 사람들이 살면서 누렸던 풍류와 멋, 생활 속의 감흥이 잔뜩 밴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걸 알아채줬으면 좋겠다. 운명이지만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나면 커다란 한국화를 본 느낌이었기를 바란다.

-'천년학'은 어디까지나 사랑 이야기라고 하시는데.

▶보통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 둘이 애무도 하고 달콤하게 속삭이기도 하고. 삶 자체가 온통 사랑 자체로 이뤄지는 것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평생을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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