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7집으로 돌아온 가수 서영은 ⓒ최용민 기자 leebean@ |
결혼 5개월 차 ‘새댁’ 서영은이 배시시 웃는다. 지난해 10월28일 결혼식 후 처음 만난 서영은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결혼과 함께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두바이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가 음반작업을 위해 결혼 3개월 만인 지난 2월 한국에 오면서 남편과 ‘생이별’을 했지만, 그의 얼굴에 밴 행복함은 숨겨지지 않았다.
‘생이별’한 서영은의 그리움을 달래주는 것은 눈부신 발달을 이룬 정보통신기기의 몫이다.
“세 달 함께 살다가 왔는데 많이 아쉽죠. 그래도 남편과 매일매일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봐요. 시차도 5시간이어서 별 무리가 없어요.”
‘신참주부’ 서영은이 가장 서툴렀던 것은 음식 만들기. 서영은은 그러나 인터넷을 뒤져가며 얻은 레시피로 각종 국이나 찌개는 물론 해물탕도 끓이고, 랍스터 꼬리요리에 떡볶이, 냉면까지 만들 수 있었다. 재료는 주로 한국 식료품점에서 구입했다. 서영은은 “요리를 전혀 못했는데 인터넷으로 다 했다. 남편은 주는 대로 먹더라”며 또 웃는다. 또 한 번 정보통신기술 덕을 톡톡히 보는 대목이다.
서영은은 짧은 세 달 동안 싸우는 일 없이 알콩달콩 잘 지냈다고 한다. 한국으로 갈 생각을 하니까 시간이 아까워 더욱 싸울 일이 없었다고. 서영은은 두바이에서도 분수 엔지니어인 남편을 따라 해외출장을 같이 다니며 정신없이 신혼 첫 세 달을 보냈다.
사랑에 빠진, 설레는 마음을 담았던 6집부터 밝고 경쾌했던 앨범 분위기는 이번에는 더욱 경쾌해졌다. 대부분 찰랑이는 모던 록 사운드에 템포 있는 곡으로 7집이 채워졌다. 수록곡 10곡 모두 서영은이 노랫말을 썼으며, 처음으로 자작곡도 1곡 수록했다.
이번 앨범은 서영은이 신혼재미에 푹 빠진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남편은 이미 사랑에 빠져 있던 지난 6집에서부터 영향을 미쳤고, 이번에도 서영은에 정신적으로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2번 트랙 ‘마리아주’는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저녁을 준비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마리아주’는 영어 ‘매리지’(marriage)에 해당하는 불어로, 만화 ‘신의 물방울’에 나오는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게 됐다.
가수 서영은 ⓒ최용민 기자 leebean@ |
타이틀곡인 ‘완소그대’도 남편을 향한 마음을 담은 노래로, ‘작은 눈에 턱선조차 없는 평범한 나를 왜 좋아할까’ 신기해하는 마음을 담았다. ‘완소’(완전 소중한)라는 단어를 처음에는 서영은도 몰랐다고. 감탄사를 제목으로 한 ‘유후’는 신혼여행을 떠나는 풍경을 묘사한 곡이다. 결혼준비로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행복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서영은은 두바이 사막 사파리를 즐긴 후 남태평양의 몰디브에서 꿈같은 일주일을 보냈다.
최초의 자작곡 ‘nighty night’도 남편을 보며 만든 곡이다. 곤히 잠든 남편을 보다 문득 신혼임에도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불쌍한 생각이 들어 만든 곡이다. 영감이 떠올라 5분 만에 완성했다고.
“진작에 곡을 하나 쓴다고 했는데, 드디어 썼어요. 곡이 좀 좋지 않지만, 최초의 자작곡이라는데 의의를 두고 싶어요.”
‘소나기’는 10곡 중 유일한 발라드곡이며, 6번째 트랙 ‘그 사람’도 이번 앨범에서는 ‘보기 드문’ 슬픈 가사의 곡이다.
서영은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시어머니와 서로 ‘베가스 엄마’ ‘서울 딸래미’라 부른다고 했다. 시어머니는 ‘마리아주’를 가장 마음에 든다며 서영은을 격려했다. 시어머니는 한국어에 서툰 자신의 남편을 위해 영어로 번역해 설명해주고, 서영은은 시어머니의 영어 번역본을 보며 영어공부를 한다고.
서영은의 남편 김진오 씨는 독일에서 태어나 5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남편과 처음에는 영어로 대화를 나누다 지금은 남편이 우리말 실력이 좋아졌다고.
서영은은 이번에도 공연위주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