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의 황제' 이승환이 비 때문에 아쉬움을 삼켰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환타스틱'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준비했던 이승환은 폭우로 인해 수 천만 원을 들여 제작한 영상을 단 한 차례도 상영하지 못했고, 무대 앞에 대형 수조를 설치해 폭포수가 떨어지는 연출을 선보이려 했지만 이 마저도 시도도 하지 못했다.
문제는 바로 공연 직전까지 내렸던 폭우 때문이었다. 야외공연이어서 전기장치들이 비를 맞았고, 이 장비들이 충분히 건조되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전원을 넣었다가 감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컸고 합선의 위험도 컸다.
이로 인해 무대 가운데와 양쪽에 설치된 3대의 LED 스크린은 공연이 진행된 세시간 동안 한번도 가동되지 못했다.
이승환은 화려하고 강렬한 레퍼토리에서 관객에 시각적 효과를 주기 위해 신비스런 영상을 제작했다. 이미지 컷으로 구성된 영상들은 환상적이고 드라마틱한 효과를 줘 관객에 더욱 큰 감동을 안겨줄 요량이었다. 또한 서커스 공연도 담았으며, 이승환과 한솥밥을 먹는 탤런트 정성미도 악마 분장을 하고 영상촬영에 임했지만 영상은 끝내 공개되지 못했다.
또한 공연 막바지 '너의 나라'와 '나의 영웅'을 부르는 순서에서는 게스트로 김종서가 깜짝 등장하고 무대 앞으로 '나이아가라'라는 테마로 폭포수가 떨어질 예정이었지만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승환은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판타스틱'한 공연으로 1만 관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으로 시작된 공연은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울다' '세가지 소원' '텅빈 마음' '당부' '심장병' '한사람을 위한 마음' 등 히트곡 30곡을 들려줬다. '사랑하나요' 무대에서는 박신혜와 정성미가 댄서로 출연해 특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Let It All Out' 무대에서는 싸이와 김진표가 등장해 시원스런 랩을 했고, '너를 향한 마음'에서는 이적과 김원준이 무대에 올라 합창했다.
관객들은 '물어본다' 노래에 맞춰 두루마리 화장지로 만든 일명 '휴지폭탄'을 던지며 장관을 연출했다.
공연에 앞서 펼쳐진 사전공연에서는 세렝게티, 쇼티캣, 쿤타 앤 뉴올리온즈, 몽니 등이 빗속에서도 뜨거운 무대를 연출했고, 오프닝 게스트로 아이비와 빅뱅, 이적이 출연해 분위기를 띄웠다.
한편 잠실주경기장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이승환은 9집 세번째 타이틀곡 '건전화합가요'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승환은 12일 잠실공연을 마친 후 팬들과 함께 '건전화합가요' 뮤직비디오 일부 장면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