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걸로 가수 데뷔한 이현지 ⓒ임성균 기자 tjdrbs23@ |
“쭉쭉빵빵, 섹시한 S라인의 여자를 기대하셨나요? 편견을 버리세요.”
‘엉덩이’ ‘부비부비’ 등으로 클럽가를 강타했던 바나나걸의 ‘껍질’이 벗겨졌다. 2003년 데뷔 후 얼굴을 처음 공개한 바나나걸의 정체는 ‘포켓걸’ 이현지. 바나나걸이 다소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들고, ‘엉덩이’ ‘부비부비’ 등에서 들려줬던 목소리마저 섹시했던 터라 섹시한 이미지의 S라인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다소 충격적이다.
‘포켓걸’은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는 뜻에서 붙여진 별칭인 터라 이현지는 야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바나나걸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나도 처음에는 바나나걸에 대해 ‘섹시’라는 이미지를 떠올렸기 때문에,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노래를 들어보고 바나나걸을 하게 됐어요. 이번 기회에 ‘바나나걸=섹시’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싶어요.”
욕심이 많아 연기자와 가수, MC 등 다방면에서 활동 하고 싶었던 이현지는 현재 KBS 2TV ‘뮤직뱅크’ MC를 맡고 있으며, 바나나걸로 가수의 꿈을 이뤘다. 이현지는 아직 가수라 하기엔 부족한 것이 많지만 열심히 해서 인정받고 싶다고. ‘가수’ 이현지는 외모처럼 귀여운 목소리를 가졌다. 바나나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테크노의 거장’ 가재발이 그를 바나나걸 3집 타이틀곡 ‘초콜렛’의 가수로 낙점한 이유가 바로 귀여움이었다. 이현지는 히트메이커 방시혁의 지휘 아래 트레이닝을 받았고, ‘왼쪽가슴’의 케이윌의 도움도 받았다.
바나나걸 이현지 ⓒ임성균 기자 tjrbs23@ |
이현지는 바나나걸을 통해 판춤 토끼춤 말춤 패션춤 등 나이트클럽과 롤러스케이트장을 주름잡던 80년대 복고댄스, 이른바 ‘팔공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롤러스케이트와 레깅스로 대변되는 ‘팔공패션’은 팝스타 마돈나의 최신작 메인 테마로도 쓰여져 현재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 이현지는 이런 팔공패션과 팔공댄스를 강력한 80년대풍 신디사이저 사운드에 담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롤러스케이트장에 있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경쾌한 리듬과 흥겨운 멜로디는 신세대에게는 신선함으로, 8090세대에게는 향수를 선물한다.
87년생 이현지는 그 당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미의 ‘빙글빙글’을 좋아했던 언니 덕에 소방차 김완선 등 80년대 노래를 듣게 됐다.
“복고가 처음에는 낯설고 생소할 수 있겠지만 젊은이들한테는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고, 80년생 분들에게 추억을 줄 것 같아요. 나도 엄마 아빠 옛날 사진을 보면서 포인트를 잡아내서 무대의상으로 참고했어요.”
바나나걸의 가사가 언제나 그랬듯 이번 3집 타이틀곡 ‘초콜렛’은 ‘초콜렛 초콜렛 줘’라는 후렴구의 무의미한 반복과 이현지의 묘한 목소리가 결합돼 재미있는 중독성을 만들어낸다.
이현지는 “초콜릿에는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성분이 있다. ‘초콜렛’ 노래에는 기분이 좋아지는 성분이 들어있다”며 웃는다.
바나나걸 3집에는 ‘초콜렛’ 외에도 ‘콕’ ‘S’ ‘마녀의 소풍’ 등 트랜스 계열, 하우스 등 흥겨운 노래가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