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밀양역이죠? 영화 세트장은 어떻게 가면 되나요" "열차는 하루에 몇번이나 다니죠?"
최근 밀양역 직원들이 받는 문의전화다. 이곳 직원들은 일반인들의 문의 전화에 답변하느라 눈코 뜰새가 없다. 열차 운행과 관련한 문의만 하루 서너통에 불과하던 밀양역에 수십통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전도연씨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밀양'의 촬영지가 밀양역(경남 밀양시 가곡동)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뜨고 있다.
30일 코레일에 따르면 최근 전도연씨의 수상과 함께 영화의 배경지였던 밀양역 사무실에 기차 시간, 주변 관광지 등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주로 '영화 촬영세트장은 어떻게 가느냐', '새마을호는 운행하느냐'는 등의 문의전화다.
코레일은 발빠른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영화 촬영 당시 받았던 주연배우와 이창동 감독의 친필사인을 밀양역 맞이방에 전시하고 고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코레일은 또 밀양시와 공동으로 '밀양 철도관광 팸투어' 상품에 영화 촬영지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박정대 밀양역장은 "지난해 촬영 당시 주연배우와 감독을 직접 만났을 때 호기심에 받아둔 친필사인이 이처럼 요긴하게 쓰일 줄 몰랐다"며 "지역의 공연예술 문화발전에 밀양역이 기여한다는 생각에 즐겁다"고 말했다.
밀양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영화 촬영 후 없앴던 '피아노 학원' 세트장을 다시 복원해 관광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코레일과의 열차 연계상품 홍보는 물론 촬영지를 대대적으로 단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밀양'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총 4회에 걸쳐 밀양역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밀양역 광장에서 종찬(송강호 분)과 신애(전도연 분)가 교회 찬양대와 함께 복음성가를 부르며 행인에게 전도하는 장면, 종찬이 신애의 동생을 배웅하는 장면 등이다.
코레일 부산지사 관계자는 "영화 한편으로 400평에 불과한 밀양역이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부선 밀양역은 KTX와 일반열차가 1일 121회(6월1일부터 주말 기준) 정차한다. 또 일평균 9000여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2004년 KTX 개통 이후에는 경전선 환승객과 주변도시로 출퇴근하는 이용객들도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