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원 스위트 데이'로 2년만에 활동하는 장연주. 사진=최용민 기자 leebean@ |
가수가 되는 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작사, 작곡을 시작해 1998년 자작곡이 강변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가수의 꿈은 요원해 보였다. 물론 이에 앞서 장연주(29)는 테라라는 이름으로 2003년 1집 ‘성씽 스페셜’과 2005년 2집 ‘여가’를 발표했다. 두 앨범 모두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장연주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음악을 계속해야 하나”라는 물음이 그녀를 찾아왔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졌을 무렵 유명 작곡가 박근태가 손을 내밀었다. 그 사람이라면 그녀의 음악적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장연주는 2년 만에 작곡가 박근태와 손을 잡고 싱글 ‘원 스위트 데이(One Sweet Day)’를 발표했다. 노래 제목만큼이나 ‘스위트’한 일 만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20대는 꿈을 좇는 나이라 너무 불안했다”
어린 나이에 음악을 시작했지만, 시간의 흐름은 너무도 빨랐고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1978년생인 그녀에게 어느덧 30대가 찾아왔다. 여자라면 나이에 민감할 법한데 장연주는 오히려 행복한 미소만 연신 지어 보인다.
“전 서른 살이 되길 바란 사람이에요. 20대는 꿈을 좇는 나이라 너무 불안했거든요. 지금은 조금 더 안정적인 느낌이에요.
특히 서른 살이 되는 고통을 겪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스물아홉에 생각을 많이 한 덕인지 이제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또 이런 말해도 되나요? 점쟁이들이 저한테 ‘30살 이후부터 잘 풀린다’고 하더라구요. 하하하. 제가 아이돌 스타도 아니잖아요. 나이를 먹을 수록 음악적 깊이도 더해질 거라 생각해요.”
그녀의 얼굴에서 여유가 흘러넘쳤다. 이제 꿈을 좇아 조급한 마음에 분주하게 움직이던 소녀는 없다. 몸도 마음도 이제 어른이다.
이런 그녀의 변화를 세상이 눈치 챈 걸까. 우연히 만났던 유명 작곡가 박근태는 장연주에게 함께 음악을 하자고 제안했고, 장연주는 박근태가 그녀의 음악적 부족함을 채워줄 것임을 확신했다. “이제 조금씩 길이 보이려나보다”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싱글 '원 스위트 데이'로 2년만에 활동하는 장연주. 사진=최용민 기자 leebean@ |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겠다”
잘 생각해 보니 음악을 하며, 꿈을 좇은 20대가 힘들었던 이유는 성공적인 미래를 꿈꿨기 때문이다. 장연주는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목표가 없어졌어요. 그게 20대였던 저와 30대가 된 지금 달라진 점이에요.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생각 없이 사는 게 목표에요.”
문자 그대로 목표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내일의 성공에 얽매여 오늘의 자신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기보다는 현재를 즐기기로 결심한 거다. 왜 ‘카르페 디엠’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물론 싱글 ‘원 스위트 데이’는 그녀의 음악적 재능을 모두 담기에는 부족했다. 올 가을 발매될 3집에 앞서 장연주의 음악적 변화를 담았다고 하면 정답이다. 특히 ‘원 스위트 데이’는 2005년 배우 송혜교가 모델로 출연하고 가수 린이 부른 한 화장품 광고 CM송의 완성품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멜로디를 장연주만의 느낌을 재탄생시켰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아직 음악적 열정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이 열정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장연주란 사람을 각인시켜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