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회 '개콘', 가장 웃긴 베스트10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7.06.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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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개그콘서트'의 코너들. 맨 위부터 '고음불가', '고고 세상속으로', '제3세계', '생활사투리'.


KBS 2TV 대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다음달 400회를 맞는다.

1999년 처음 출발한 '개그콘서트'는 오는 7월 8일 400회 특집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9년째 변함없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고 있는 '개그콘서트'는 방송 3사 개그프로그램 가운데 최장수를 자랑하는 인기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1999년 9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방청석을 가득 채운 관객 앞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공개 코미디를 선보이는 발상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같은 공개코미디 형식은 사전녹화된 콩트로 이뤄진 기존 개그 프로그램의 패러다임을 바꿨고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MBC '개그야' 등으로 이어졌다.

'개콘'이란 애칭으로 더 사랑받는 '개그콘서트'는 400회 가까이 방송을 이어오는 동안 많은 개그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갈갈이 3형제'의 박준형과 정종철, '수다맨' 강성범 등은 등은 '개그콘서트'가 배출한 대표적인 스타 개그맨. 인기를 모았던 코너 역시 다수다.

지난해 신드롬 가까운 인기를 모았던 '마빡이'는 대표적 인기 코너다. '개그 콘서트'의 핵심멤버 정종철과 박준형을 주축으로 아이디어 뱅크 김시덕, 약속을 지키는 개그맨 김대범이 뭉쳤다. 우스꽝스런 반 대머리 가발을 쓰고 까닭없이 이마를 치며 지쳐가는 단체 슬랩스틱 개그는 남녀 노소를 할 것 없이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사라졌던 슬랩스틱 개그를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종철 박준형 김시덕이 함께했던 '생활 사투리''청년백서'도 인기를 모은 추억의 코너다. "내 아를 낳아도"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던 '생활 사투리'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사투리 속에 독특한 지역색과 개성을 함께 담아 '개그콘서트' 초반 인기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했다.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하지 말자"는 군복 차림의 젊은 청년들이 벌이는 정신없는 콩트 '신 동작그만' 역시 폐지 이후 부활 요청이 연이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매끄러운 고음 처리와 세련된 컨셉트를 내세운 요즘 가수들을 우회적으로 비꼰 '고음불가'도 한 때를 풍미했다. 노래 잘 하는 변기수와 류담의 사이에서 신이 저주한 가창력을 발휘하는 이수근의 코믹 연기는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수 주 뒤에는 다른 가수들이 '음치' 패러디에 나설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사바나의 아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개인기의 달인 심현섭을 톱 개그맨으로 끌어올린 대표적 코너였다. 당시 엉뚱한 추장으로 부족민들을 몰고 다녔던 심현섭은 성대모사의 수준을 한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단순한 성대모사에 상황 개그와 캐릭터의 개성을 더해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여성 개그맨의 저력이 묻어나는 대표 코너도 있다. '고고! 세상속으로'는 무릎을 치게 하는 세태 풍자가 돋보였다. 쉴새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터뷰를 하는 '강유미 기자'가 내놓는 틀에 박힌 뉴스멘트와 TV요리프로 재료가 너무 비싸다는 이에게 "꺼져 거지야"라고 일갈하는 안영미의 촌철살인 풍자는 마니아 팬을 만들기도 했다.

있는 척, 배운 척 하는 교양 프로그램의 허식을 까발린 '문화살롱'도 빼놓을 수 없다. 진행자 역의 신고은과 초대손님 역의 정경미는 시청자들의 눈길의 의식하면서도 입에 밴 비속어들과 텅 빈 교양수준을 감출 수 없는 여성을 꼬집으며 화제가 됐다.

'현대생활백수'는 백수 청년의 단면을 코믹하고 여유롭게 그렸다. 단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녹화 내내 파란색 추리닝 차림으로 등장했던 백수 고혜성은 파트너 강일구에게 거침없는 넉살과 빈대 근성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을 웃겼다. 그러나 청년실업 시대의 우울한 백수의 모습에 웃을 수만은 없더라는 반응도 상당했다.

개그맨 안상태를 스타덤에 올린 '깜빡 홈쇼핑'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쇼핑호스트 김빡박 역의 김진철, 얼치기 해설자 안어벙 역의 안상태는 한창 위세를 떨치던 TV홈쇼핑을 응용해 실제 이름보다 코너 속 이름이 더 익숙해질 정도로 인기였다.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따온 '마데전자'나 1대9 가르마 등 역시 파급 인기를 누렸다.

박휘순, 김대범, 박성호가 출연한 '제3세계'는 허를 찌르는 엉뚱함과 기발함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대머리 '육봉달' 선생으로 출연한 박휘순은 "북경 오리를 맨손으로 때려잡고…"로 시작하는 개그 사상 가장 긴 것이 분명한 유행어를 시청자들에게 전파시키며 화제가 됐다.

400회 특집 방송을 앞두고 현재 '개그콘서트' 홈페이지에서는 400회를 이어오던 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코너와 캐릭터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하고 있다. 설문에는 앞서 거론한 10개 코너 외에도 '갈갈이 3형제', '개그대국', '꽃보다 아름다워', '범죄의 재구성', '사랑의 가족', '9시 언저리 뉴스' 등 추억의 인기 코너가 가득하다. '우비 삼남매', '장난하냐', '집으로', '청년백서' 등도 후보에 올라 있다.

설문조사 하루가 지난 현재 '고음불가'와 '생활사투리'가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제작진은 이 결과를 다음달 4일 녹화하는 400회 특집 방송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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