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관객과의 대화에 나선 영화 '밀양'의 이창동 감독. ⓒ사진=김병관 기자 |
영화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 주연배우 전도연의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에 얽힌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창동 감독은 20일 오후 9시40분부터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장에서 전도연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안심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영화제 폐막일이자 시상식이 열린 지난 5월28일(현지시간) 아침 "다른 데 가지 말고 있으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무슨 상을 받을 것인지는 몰랐다"면서 "황금종려상 아니라면 여우주연상이 가장 영양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마저 쉽지 않았던 것이 "올해로 영화제가 60주년을 맞는데 아시아권 배우로서 장만옥이 프랑스 영화에서 영어 대사로 상을 받은 뒤 수상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사실상 아시아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적이 없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나라의 말이 아니면 남의 나라 배우의 연기에 대해 잘한다 못한다를 판단하기란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불안했다"는 그는 "온갖 소문이 도는데 무엇보다 불안했던 건 전도연이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면서 "한국에서 너무 바람을 넣었고 칸 현장에서도 얘기가 많아져 전도연도 기대를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대와 불안 속에서 이창동 감독은 "송강호와 '혹시 남우주연상을 받으면 어쩌지?'라는 농담조의 얘기를 나누기까지 했다"면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전도연의 이름을 부를 때서야 안심했고 '살았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