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주완 "영원히 피터팬일 수는 없겠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06.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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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원 xanadu@>


지난해 '피터팬의 공식'이 개봉했을 때 사람들은 온주완에게서 청춘의 단면을 봤다.

'태풍태양' '발레교습소' 등 목적도 없이 헤매는 젊음을 그리는 영화에 주로 출연했던 그는 '피터팬의 공식'에서 그 같은 이미지의 정점을 드러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아이, 그러나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아이, 피터팬은 그렇게 온주완와도 닮았다.


그런 온주완이 '해부학 교실'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뜻밖이었다. '사생결단'에서 세상의 욕망에 눈을 뜬 인물로 묘사됐던 터라 온주완의 '해부학교실' 행은 '드디어 이 친구가 흥행 욕심에 눈을 떴구나'라는 의구심도 들게 했다.

하지만 온주완은 그런 의구심에 예의 얼굴 가득 퍼지는 소리 없는 미소로 답했다.

"내가 언제 의대생이 되볼 수 있겠냐"며 장난스레 말하던 그는 "장사를 염두에 뒀다면 처음부터 '태풍 태양'이나 '발레 교습소' 같은 영화는 안했겠죠"라며 웃었다. 온주완은 "그냥 그런 공포영화라면 안했겠죠. 하지만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공포영화가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다르구나라는 걸 느꼈죠"라고 뒷 이야기를 전했다.


변영주 정재은 등 그와 함께 했던 여성 감독들이 "이제는 남자 감독과 일을 해볼 때"라고 추천한 것도 온주완의 결심에 한 몫했다.

시체 해부를 앞둔 의대생들이 겪는 심리적인 공포를 다룬 '해부학교실'에서 온주완은 공부 잘하고 의젖하고 게다가 부자인 의대생을 맡았다. 그동안 그가 연기했던 청춘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서도 온주완은 갈등의 중심에 서서 한 꺼풀 자신의 외피를 벗는다.

"방황이야말로 이십대의 상징이잖아요. 왜 성장 영화만 하냐고 묻는다면 표현의 방식이 다 달랐다고 밖에 할 수 없어요. 언제까지나 피터팬일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이 내게 맡는 모습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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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원 xanadu@>


온주완은 중학교 3학년 시절, 친구들과 댄스 대회에 나갈 때 입을 옷을 사기 위해 시체 닦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터라 시체를 보는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중학생은 원래 아르바이트가 안되지만 특별히 허락해 준다는 병원 관계자에게서 소주까지 받아들고 안치실에 들어섰던 그였지만 정작 시체를 닦지는 못했다.

함께 간 친구 한명만 도전에 성공했고, 온주완은 안치실 문 밖에서 벌벌 몸을 떨기만 했다. 친구들과 함께 나간 댄스대회? 장렬히 예선에서 탈락했다.

도전했다 실패하고, 또 다시 도전하고...온주완은 그렇게 청춘의 길을 걸어왔다.

'해부학교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과 맞붙는다. 영화를 촬영하고 홍보까지 전념하면 배우로서 흥행 여부는 자기 손을 떠난 것이라지만 솔직히 불안하기도 할 터, 그의 심정을 물었다.

"제가 빗자루를 탈지 몰라서요"라고 농을 치던 온주완은 "잘 될 영화는 어떻게든 잘되고 안될 영화는 어떻게든 안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트랜스포머'든 '해리포터'든 붙으려면 빨리 붙었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의 미덕을 관객이 발견한다면 흥행이 잘 되겠죠.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역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청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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