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신부' 이영아, 죽을고비 넘긴 온몸 열연

김태은 기자 / 입력 : 2007.07.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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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긴 SBS 주말극장 '황금신부'의 폭발적 인기는 단연 여주인공 라이따이한 누엔 진주를 연기하는 이영아(23)의 공으로 돌려져야 한다.

2005년 KBS 2TV '황금사과'에서 여주인공 박솔미의 아역을 맡아 혜성같이 등장한 이영아는 단숨에 MBC 일일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헤로인이 되면서 천부적 연기력을 뽐냈다.


이어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황금신부'에서 한국인 아버지를 둔 베트남 계약신부 진주 역을 맡아 리얼한 연기로 진짜 베트남에서 온 처녀가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고 있다.

7일 오후 촬영현장인 서울 신정6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인근 음식점에서 그를 만났다.

연출을 맡은 SBS 운군일 PD와 이영아가 이날 털어놓은 에피소드들을 종합해보면 온갖 사고를 딛고 이영아가 펼친 '두려움없는' 연기가 '황금신부'의 진정성을 담보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운 PD는 먼저 이영아를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누던 중 "일본소설 '오싱'의 주인공이 연상되는, 실제 역경을 극복한 삶이 누엔 진주의 모습과 닮아있었다"며 실제처럼 느껴질 정도로 진솔한 감정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 극찬했다.

베트남 로케이션에서 진주가 베트남인 어머니에게 "아버지 찾아 한국갈 거에요"라며 오열로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그 '나이애가라 폭포'같은 눈물에 운 PD까지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또 7, 8회 방영분 중 한국으로 온 이영아가 "나는 베트남 여자에요. 난 비바람이 쳐도 이겨나갈 수 있어요"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김미숙, 강신일 등 주변 배우들까지 그 감정에 전염돼 함께 울 정도로 폭발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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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처녀가 되기 위해 이영아는 투명할 정도로 흰 피부를 포기했다. 이미 '황금사과'에서 시골처녀 역을 맡기 위해 태닝을 시작한 이영아는 이번에도 살갗을 열심히 태웠고, 덕분에 기미, 주근깨가 얼굴과 팔 부위를 점령했을 정도다. 나이 어린 여배우로서는 속상할 일이기도 하지만 '진짜' 진주가 되기 위해서는 그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세 번 정도 죽을 고비도 넘겼다. 지난달에는 스태프가 노점상에서 사온 칡즙을 마시다가 6cm 길이 바늘이 목에 걸려 응급처치를 받고도 계속 촬영에 임하는 투혼을 보였다.

이에 앞서 베트남 로케이션에서는 브레이크가 불량인 오토바이가 멈추지 않아, 한 스태프가 몸으로 막아준 덕분에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황금사과'를 촬영할 때 락커차 위의 오토바이가 쓰러지면서 부상을 입은 적이 있어 오토바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전거로 대신했으면 했지만 결국 질주하는 모습을 촬영하게 됐다"고 이영아는 털어놓는다.

얼마 전 경기도 탄현 SBS 제작센터 스튜디오에서 극중 남편 송창의와 신혼여행을 간 장면을 찍는 도중 매달려있던 조명이 바로 이영아 앞에 떨어지는 일도 있었다.

이 밖에도 베트남에서 베트남 결혼상담소 직원으로 일하며 뚱뚱한 베트남 처녀를 끌고 달리는 장면에서는 의자에 부딪혀 허벅지가 8cm 정도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스태프에게 숨기고 치료도 받지 않은 채 촬영을 지속해 그 상처는 고스란히 흉터가 됐다.

이영아의 악바리 근성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이렇게 보석 같은 배우 이영아의 연기관은 어떤 것일까.

물론 여자로서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연기를 할 때는 그 배역 속 인물이 돼야한다는 철칙을 지니고 있다.

"진주의 옷으로 갈아입을 때마다 진주가 되는 것 같다. 시상식에서나 화보를 찍을 때는 예뻐보이고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진주이고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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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무용 전공을 살려 무용 교사나 안무가가 되고 싶었다는 이영아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연기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영아는 "연기를 배우기보다는 연기에 필요한 것을 배우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밝혔다. 많이 보고 배우고 먼저 느껴보기 위해 활동을 안하는 시기에는 여행을 다니고, 가야금, 장구, 북, 꽹과리, 판소리 등도 배웠다.

마지막으로 이영아는 "장쯔이처럼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고, 사극도 해보고 싶다"며 한없는 욕심을 드러낸 후 "'황금신부'와 같은 가족드라마에 출연하며 값을 매길 수 없는 비싼 연기 수업을 공짜로 받고 있는 셈이다. 함께 출연하는 김미숙 선생님 등 선배님들에게 많은 연기 노하우을 전수받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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