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겸 프로듀서 싸이와 젝스키스 출신의 이재진, 가수 겸 연기자 강현수가 모두 병역특례 비리 혐의에 연루돼 병무청으로부터 재입대 통보를 받았다.
싸이와 이재진은 오는 8월6일, 강현수는 이보다 늦은 8월 말로 입대일을 지정 받았으며, 입영부대는 모두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다. 이중 강현수만 신체등급 4등급으로 공익근무요원이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서울시내 전 병역특례 업체를 대상으로 시작된 서울동부지검의 병역특례비리 수사로 이미 조사를 받았으며, 각각 병무청에 신고된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와 무임금 대가 채용 등 산업기능요원 편입에 있어 부정이 있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병무청의 재입대 결정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거나, 제기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정당한 방법으로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됐다는 점 △병무청의 실사에 분명히 '이상없음' 판정을 받았다는 점 △검찰의 행정처분을 병무청이 재조사없이 서둘러 재입대 결정을 내린 점 △재입대 하더라도 혐의는 벗고 싶다는 점 등을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 싸이 "기획 및 테스트도 개발업무"
싸이는 지난 2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나는 병역비리범도 기피자도 아니다"면서 검찰과 병무청이 제기한 혐의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행정소송의 뜻을 내비쳤다.
싸이는 자신의 혐의의 핵심인 '비지정업무'(프로그램 개발업무를 하지 않았다)에 대해 "기획과 테스트도 엄연한 개발업무이며, 이는 학계에서도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병무청이 과거에 실시한 병역특례 설명회에서도 인정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복무중 공연을 했으니 다음날 피곤해서 근무를 부실하게 했을 것'이라는 혐의에 대해 "3년간 52회 공연, 즉 한 달에 한두번 노래 서너곡 불렀다. 노래 서너곡으로 다음날 근무에 지장을 받을 만큼 피곤하지 않다. 병역특례제도는 퇴근 후 영리활동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 이재진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충실히 근무했다"
부실근무 혐의를 받은 이재진 측도 "이재진은 회사에서 시키는 업무를 충실히 했다"고 해명했다.
이재진 측은 "이재진은 정당한 방법으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회사에게 시키는 대로 자신의 업무를 충실히 했다"며 "이재진은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게임 캐릭터 디자인 업무를 했다. 실제로 '포포루'라는 게임이 출시됐는데,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은 하지 못했더라도 캐릭터를 개발하는 데 작으나마 기여를 했다"고 했다.
아울러 "개발업무라고 1년 365일 개발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 가지의 캐릭터 개발이 끝나면 다른 것을 개발하기 위한 준비기간을 가져야 한다. 이 준비기간에 새로운 캐릭터를 그려보고 수정도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업무를 개발업무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 강현수 "임금체불에 정리해고로 오히려 피해 "
강현수도 억울하고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강현수는 임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됐고, 근무도 부실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강현수 측은 이에 대해 "정말 말도 안된다. 강현수는 업체의 경영악화로 3개월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지난 3월 정리해고까지 됐다. 업주가 임금을 주지 않는 조건으로 고용했다면 왜 정리해고 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강현수는 지난해 12월 말 근무를 시작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월급도 한 푼 받지 못했고, 결국 4월이 돼서야 고용보험 통지서를 받고 자신이 3월30일께 정리해고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강현수는 이를 병무청에 신고했고, 병무청으로부터 오는 8월까지 말미를 얻어 다른 병역특례업체를 알아보도록 지침을 받았다. 하지만 강현수는 다른 업체를 알아보는 사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자신의 사정을 모두 진술했지만 결국 재입대 통보를 받았다는 것.
◆ "혐의는 벗어야겠다"
세 사람 모두 병역특례 비리 혐의를 벗고 명예만은 반드시 회복하고 싶다는 입장도 공통점이다.
강현수 측근은 "강현수는 자신이 어차피 산업기능요원으로 3개월 밖에 근무하지 않았고, 또 재입대를 해도 상관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부정한 방법으로 산업기능요원이 됐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재입대 하더라도 혐의는 벗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싸이도 홈페이지를 통해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저의 무고함을 밝혀서 쌍둥이 뿐만 아니라 온세상 앞에 떳떳해지고 싶다"고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진 측도 "정당한 방법으로 회사에서 주어진 업무를 했는데, 결국 재입대 처분을 받았다"면서 "병무청의 결정을 그대로 따라 군입대를 하는 것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아닌가. 혐의는 벗어야 겠다"고 강조했다.
◆ "병무청, 자신들의 결정을 스스로 뒤집나"
싸이와 이재진, 강현수는 또한 검찰로부터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것이 아니라, 행정처분을 통보했을 뿐인데, 병무청은 충분한 자체 재조사 없이 자신들의 과거 심사내용을 번복한 채 검찰의 수사결과만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싸이 측은 "병무청이 복무기간에 수 차례 실사를 실시해서 '이상없음' 판정을 했고, 또 이를 바탕으로 소집해제 결정도 내렸는데, 이제 와서 자신들의 결정을 뒤엎었다"며 강력한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강현수 측도 "강현수는 근무기간에 병무청으로부터 한 차례 실사를 받았지만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공익근무요원은 산업기능요원 편입에 있어서 자격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강현수는 정당한 방법으로 산업기능요원이 됐고, 병무청도 이를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재진 측도 이들과 같은 요지의 주장을 펼치며 "자격증을 취득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됐고, 그간 병무청의 실사에 이상없다는 판정을 받고 1년 이상 근무를 해왔는데, 이제 와서 군대를 다시 가라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