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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자신이 최대주주인 하얀세상과의 지분관계를 정리한다. 이 회사가 증시에서 '비 우회상장설'의 진원지로 떠올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의 대리인 정기춘씨는 지난 31일 "비가 보유중인 하얀세상 지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1일 하얀세상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해 관련 절차의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기춘씨는 "하얀세상은 비가 재테크 차원에서 투자했으나 손실을 입어 사실상 파산상태인 회사로 우회상장 요건도 갖추지 못한다"며 "그럼에도 증시에서 비와 관련된 우회상장설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아 보유지분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얀세상은 2004년 설립된 공연업체로 가수 비가 32%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며 그룹 god 출신 김태우가 29%, 김우창 대표가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대표 김우창씨가 31일 58억원에 코스닥기업 {한텔}의 주식 250만주(6.9%)와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자, 일각에서는 하얀세상의 최대주주 비가 증시에 진출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비는 전날 대리인 정기춘씨를 통해 "하얀세상을 통한 증시진출이나 어떠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비와 김태우가 과반수 지분으로 반대할 경우 하얀세상의 우회상장이나 M&A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의 부친 정기춘씨도 하얀세상의 이사로 재직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 역시 비상임이사였을 뿐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작년 8월 내용증명을 통해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또한 김우창씨는 비와 별개로 사업을 진행중이며 한텔과의 M&A의 역시 비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우창 대표도 30일 "한텔은 개인 차원에서 인수하는 것이며 하얀세상과는 무관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증시에서 하얀세상은 최대주주인 '비의 그림자' 효과로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 1월 김우창씨는 세종로봇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계약했으나 잔금 등을 치르지 않아 5월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에도 세종로봇과 하얀세상의 합병계획은 없었지만 세종로봇의 주가는 '비의 우회상장' 기대감으로 두 배나 급등한 뒤 다시 급락했다.
이번에도 김우창씨는 한텔의 경영권을 '개인 차원'에서 인수하기로 하고 31일 계약금 3억원을 치렀으며 잔금 55억원은 오는 8월22일까지 지급해야 한다. 물론 하얀세상과의 합병이나 비의 지분취득 계획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증권가에는 '비의 증시진출' 루머가 확산됐고 한텔의 주가는 30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음날도 장중 12.7%나 급등했지만 비가 아버지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우회상장설이 사실무근임을 밝히는 등 수습에 나서면서 80원(3.51%) 내린 2200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