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일 감독은 자신의 블로그에 "막 개봉한 '디워'를 둘러싼 요란한 논쟁을 지켜보면서 최종적으로 느낀 것은 막가파식으로 심형래를 옹호하는 분들에게 '디워'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는 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헐리우드적 CG의 발전', '미국 대규모 개봉' 등 영화 개봉 전부터 '디워'를 옹호하는 근거의 핵심축으로 등장한 이런 담론들과 박정희 시대에 수출 역군에 관한 자화자찬식 뉴스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디 워'를 CG가 화려한 게임에 다를 바 없다며 폄훼했다.
그는 "이야기는 엉망인데 현란한 CG면 족하다고 우리의 게임 시대 아이들은 영화와 게임을 혼동하며 애국심을 불태운다. 더 이상 '영화'는 없다. 이 영화가 참 거시기하다는 평론의 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악다구니를 쓰는 애국애족의 벌거숭이 꼬마들을 지켜보는 건 정말 한 여름의 공포다"고 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대중이 심형래 감독에 찬사를 보내는 덕목인 '열정'에 대해서도 못마땅해 했다.
그는 "그 놈의 열정 좀 그만 이야기해라. '디워'의 제작비 700억 원이면 맘만 먹으면, 난 적어도 350개, 혹은 퀄리티 높여 100개의 영화로 매번 그 열정을 말할 수 있겠다. 밥도 못 먹으면서 열정 하나만으로 영화 찍는 사람들 수두룩하다"면서 "신용불량자로 추적 명단에 오르면서 카드빚 내고 집 팔아서 영화 찍는, 아주 미친 열정의 본보기에 관한 예를 늘어 놓을 것 같으면 천일야화를 만들겠다. 언제부터 당신들이 그런 열정들을 챙겼다고 참나.."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송희의 감독은 심형래를 일본의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인 기타노 다케시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코미디언 출신이면서 B급 영화들을 만들어낸 두 사람의 차이는 딱 하나다"면서 "딱 하나 있다. 영화를 영화적 시간과 공간 내에서 사유하는 방식에 대한 차이다"면서 "CG가 중요한 것도, 와이어 액션이 중요한 것도, 단검술과 권격술의 합의 내공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조차 정리가 안되어 있다면, 그 아무리 입술에 때깔 좋고 비싼 300억짜리 루즈를 발랐다고 해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마지막으로 '디 워'에 쏠리는 대중의 광적인 열광을 경계했다.
그는 "좀 적당히들 했으면 좋겠다. 영화는 영화이지 애국심의 프로파겐다가 아니다. 하긴 도처에 난립하고 있는 온갖 징후들로 추측해보면, 이 하수상한 민족주의 포로파겐다의 계절은 꽤나 유의미한 악몽의 한철로 역사의 페이지에 기록될 게 분명하다. 아, 덥다 더워"라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