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성형수술·… 케이블 노이즈 마케팅 "이제 그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7.08.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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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의 노이즈 마케팅이 극에 달했다. 케이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면서, 극단적인 설정이나 언급으로 시청률을 담보하려는 시도가 연이어 계속되고 있다.

자극적인 설정, 네티즌 논란, 프로그램의 화제성 상승으로 이어지는 '노이즈 마케팅'이 케이블 채널 홍보의 '정석'이 된 느낌이다. 오죽하면 "선정성은 케이블의 생계수단"이라는 자조와 비난이 함께 나올까.


'노이즈 마케팅'으로 가장 최근 도마에 오른 것은 코미디언 김미려의 가수 변신기를 그린 Mnet의 '미려는 괴로워'다. 데뷔 전부터 가수를 지망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미려가 외모를 가꾸고 노래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달라지는 과정을 리얼리티 형식으로 담는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그녀의 가수 변신 과정의 대부분이 70kg대 몸무게였던 김미려가 날씬한 미녀 가수로 어떻게 바뀌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난달 25일 방송분에서는 김미려가 지방흡입수술을 받는 과정이 그대로 나갔고, 이후에도 김미려는 한차례 더 지방흡입수술을 받아 결국 50kg대 진입에 성공했다.

시청자들은 "꼭 수술까지 받아야 했나?",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 "운동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했건만 빨리 데뷔하기 위해서 지방흡입을 했다니 어이없다", "노래 연습은 언제 하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미려는 괴로워'는 제작 초기 김미려의 생방송 중 거짓 눈물 연기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노래를 마친 직후 갑자기 울면서 무대를 내려간 김미려를 두고 조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방송위 심의까지 이뤄졌으나 조작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흐지부지 마무리된 바 있다.

아이돌그룹 슈퍼쥬니어의 멤버 이특은 케이블채널 Mnet의 '스쿨 오브 락'에서 피겨스케이트 스타 김연아와 싸이월드 1촌을 맺어놓고도 거절당했다며 거짓말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슈퍼주니어의 팬들은 방송 내용을 사실로 믿고 김연아의 미니홈피에 몰려가 악성 댓글을 대거 남겼고 이에 김연아가 사실을 직접 밝히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징계 수준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매번 자극적인 소재와 아슬아슬한 노출 수위 등으로 입방아에 오른 프로그램들이 거꾸로 인기를 모으는 현상도 종종 포착된다. tvN의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과 'tvNgels', Mnet의 '재용이의 순결한 19'나 '아찔한 소개팅' 등이 그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배우자의 불륜 현장을 덮치는 리얼리티 프로 '치터스'를 모방한 '스캔들'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변조나 모자이크 처리 등을 통해 사실감을 높였다. 표절 논란, 진위 논란, 선정성 논란 등 논란의 중심에 선 프로그램답게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 시청률 1%였던 케이블의 대박 시청률을 3%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아찔한 소개팅'은 방송 도중 에로영화 배우 출신 출연자의 경력의 의도적으로 노출해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고교생 킹카를 출연시켜 또다시 네티즌의 입방아에 올랐다. 그러나 논란과 징계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청률은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이밖에 매번 남성 출연자들의 심박수를 자극하는 여성 출연자들의 노출과 선정적 행동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tvNgels'가 빠지면 섭섭하다. '재용이의 순결한 19'는 방송위원회의 프로그램 제재 단골 손님이란 타이틀을 광고판 삼아 인신공격성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는 계속되지만 케이블 방송 자체 자성의 목소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버라이어티쇼를 통해 비교적 낮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노이즈 마케팅'을 발판으로 재미를 본 각종 케이블 채널들은 오히려 매번 보다 자극적인 소재 찾기에 열을 올리는 형편이다. 이가운데 방송위원회의 제제는 별다른 실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만이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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