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형과 노천카페에서 즉석 인터뷰를 가졌다. ⓒ베를린(독일)=김원겸 기자 |
처음 여행하는 생면부지의 이국땅에서 길을 걷다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는 일보다야 어렵지 않겠지만, 이도 분명 진귀한 일일 것이다. 기자는 이 진귀한 경험을 독일 베를린에서 했다. 길을 걷다 우연히 god 박준형을 만났다. 그는 비가 출연해 국내에 잘 알려진 할리우드 영화 ‘스피드 레이서’ 촬영을 위해 2주 전에 미국에서 베를린으로 왔다고 했다.
“어? 쭌~!” “오 마이 갓! 웬일이야?” 기자의 부름에 박준형이 돌아보며 놀랐다. 서로 와락 끌어안고 인사를 나눴다. 잠시 서서 이야기를 나누다 긴 이야기를 위해 인근 커피전문점으로 향했다.
# “큰 회사의 큰 작품에 출연해 영광”
박준형은 할리우드 진출 소감을 묻자, 즉각 “영광스럽다”고 대답했다. “큰 회사(워너 브라더스)에서 제작하는 큰 영화(‘스피드 레이서’)에 출연하게 돼 영광스럽다. 큰 배역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박준형은 한국을 찾은 미국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의 캐스팅 담당자의 눈에 띄어 프로필을 보낼 것을 요청받았고, 미국 본사로부터 즉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비는 해외진출을 해서 얼굴이 많이 알려졌지만, 내 얼굴도 모르는데 뽑아줘서 너무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준형은 함께 출연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야기를 살짝 귀띔했다.
‘스피드 레이서’의 주인공 에밀 허시는 “한국에서 날 아느냐?”고 물으며 “이번 영화로 한국에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할리우드 스타답지 않은 소망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수잔 새런든은 자신의 열다섯 살 아들도 음악을 하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같이 작업을 해보면 좋겠다는 말을 하며 소박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박준형은 할리우드에서 소문이 번져, 캐스팅 디렉터들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박준형은 현재 할리우드 영화 4편과, TV시리즈 1편으로부터 출연제안을 받았으며, ‘스피드 레이서’ 촬영을 마치면 미국에서 제작사들과 차례로 면담을 가진 후 출연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영화는 액션물 2편과 코믹멜로 1편이며, TV시리즈는 유명 영화를 TV버전으로 옮긴 작품이라 했다. 스릴러 영화에 주연급 제안은 이미 거절했다고 했다. 살인마 역할이었는데, 첫 주연작으로는 마뜩치 않았다고 했다.
박준형에 따르면 8월부터 11월까지 할리우드 캐스팅이 가장 활발한 시기라고 했다. 할리우드가 현재 동양문화에 빠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박준형은 앞으로 더 많은 제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 출연하건 안하건 그건 문제가 아니죠. 제안이 들어온다는 자체가 너무 영광스러워요. 사실 많은 것을 잡고 싶고, 욕심도 많지만 한꺼번에 다 하려다보면 다 놓치게 되죠.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갈려고요.”
박준형 ⓒ베를린(독일)=김원겸 기자 |
# “할리우드 영화 출연은 god의 영광”
박준형은 할리우드 영화 출연의 벅찬 소감을 전하면서 god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god는 다시 뭉친다’는 이야기는 이미 다른 멤버들에게도 지겹도록 들어온 터라, 일부러 묻지도 않았는데 박준형은 스스로 god 이야기를 꼭 꺼냈다.
“할리우드 영화 출연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이는 god의 큰 영광이다. 그 god란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god 이야기를 풀어놓던 박준형은 급기야 “2년 후 쯤 이면 god가 음반을 낼 것”이라며 새롭지 않은 ‘예고’를 또 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god는 꼭 한다”면서 “남은 2년간 작품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라도 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준형의 god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동생들이 자랑스럽고, 다 잘돼서 너무 좋다”며 멤버 한 명 한 명을 거론하며 칭찬했다.
“호영이는 솔로 음반 잘 되고 있고, 데니는 중국에서 드라마 찍고, 태우도 일찍 군대가서 늠름해졌고, 계상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좋죠.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한 법이에요. 게다가 계상이는 대중에게 인정받고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있겠어요? 예전엔 병아리 같은 동생들, 지금 너무 자랑스러워요."
박준형은 god 라는 자부심으로 인해 어디서 무엇을 하든 자신감이 생긴다며 미국에서도, 독일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단다.
독일에 와서 살이 2~3㎏ 가량 빠졌다는 박준형은 즉석밥, 깻잎, 참치, 컵라면을 가방 한 가득 가져왔다고 했다. 독일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매니저에게 부탁한 음식들이다. 그는 이 같은 음식을 호텔방에서 먹고 있자니 god 데뷔 전 일산생활이 떠오른다며 또 god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표현처럼 ‘거지 같이 살던’ 일산생활에서의 동생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준형은 한국 팬들에게 자신의 인사를 그대로 전해달라고 했다. 그러면 팬들이 진짜 자기인 줄 안다면서.
“한국에 계신 팬 여러분, 저는 몸 건강히 잘 있어요. god하며 받은 사랑, 해외에서 멋진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Yo, Bebe. 하나님의 축복. God Bless !!!”